14.명시 감상

雀舌(작설)-茶詩/김시습(조선)-명시 감상 2,187

한상철 2023. 5. 14. 11:09

雀舌(작설)

-작설차

김시습(金時習)/조선

南國春風軟欲起(남국춘풍연욕기) 남쪽 지방 봄바람이 부드럽게 일려 하는데

茶林葉底含尖觜(차림엽저함첨자) 차 숲 잎새 밑은 뽀족한 부리를 머금었네

揀出嫩芽極通靈(간출눈아극통령) 연한 싹을 가려내면 매우 신령스럽게 통하고

味品曾收鴻漸經(미품증수홍점경) 맛과 품질은 일찍이 홍점의 차경에 수록 되었네

 

紫筍抽出旗槍間(자순추출기창간) 붉은 싹은 잎과 줄기 사이에서 뽑아내고

鳳餠龍團徒範形(봉병용단도범형) 봉병(떡)과 용단차 이름은 모양을 본뜬 것이라네

碧玉甌中活火烹(벽옥구중활화팽) 푸른 옥자기 사발 속에 넣어 센 불로 달여내면

蟹眼初生松風鳴(해안초생송풍명) 게 눈 같은 거품이 처음 생기며 솔바람처럼 우네

 

山堂夜靜客圍坐(산당야정객위좌) 산당(집) 고요한 밤에 손님들이 빙 둘러앉아

一啜雲腴雙眼明(일철운유쌍안명) 운유차 한 번 마시면 두 눈이 밝아진다네

黨家淺斟彼粗人(당가천짐피조인) 절 집에서 조금 맛보니 저 이는 촌(스런) 사람인가

那識雪茶如許淸(나식설차여허청) 어찌 알리오 설차가 이 처럼 맑은 차인 줄을 (번역 한상철)

 

출처 : 梅月堂詩集 卷之五, 雀舌

* 해설; 매월당 김시습 의 차 생활은 20대에 쓴 '사유록'에도 자연히 드러나 있다. 음차생활을 계속한 그는 '작설(雀舌)'에서도 이를 읊고 있다. 이 차시에서 보면, 김시습은 자신이 차를 가꾸어 제차하고, 스스로 달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육우(鴻漸, 陸羽, 733-804)의 '다경(茶經)'을 언급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차에 관한 역사와 철학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작설은 '기(旗)와 창(槍)'으로 표현되는 어린 잎을 따서 만들었는데, 한국차를 흔히 부르는 이름이다.

* 카카오스토리 황미경 님 인용 수정.(2022.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