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사진

수원춘광(水園春光)-화중유시/반산 한상철

한상철 2024. 4. 19. 12:37

유하척원사실앙(柳下隻鴛思失鴦)-버들 아래 한 마리 원앙 수컷은, 잃은 암컷을 그리워 하고

청풍서래춘륜흥(淸風徐來春淪興)-맑은 바람이 천천히 불어와, 봄(강)에 잔물결이 이네-한상철 작

* 원앙은 금슬이 좋은 새이다. 수컷을 '鴛'이라 하고, 암컷을 '鴦'이라 한다. 한 쌍이 어울릴 때 겨울 수컷은 참 아름답다. 隻은 짝이 없는 외로운 하나를 뜻한다.

* 음양(陰陽)은 대우주의 구성 요소이다. 삼라만상도 이 조화를 이루어야 영구히 지속된다.

* 화중유시(畵中有詩) 시중유화(詩中有畵)-그림 속에 시가 있고, 시 속에 그림이 있다. 시화일치의 개념이다. 소식(송)이, 왕유(당)의 그림을 보고 한 말이다.

* 수원춘광-경기도 남양주 '물의 정원'에 봄빛.

2024. 4. 18(목). 개임. 곡우를 하루 앞두고 황사가 심하다. 하오는 덥다. 10; 20 전철 7호선, 경춘선, 경의중앙선 상봉역에, 10; 20 경(용문행) 벗 김기오, 박동렬과 함께 모여, 운길산역에서 내린다(11;10 경). 경기도 남양주 '물의 정원'(한강변) 길을 걷는다. 향긋한 돌미나리와, 망초순을 뜯는 아주머니들과 더러 마주친다. 고운 옷을 입은 유치원 아이들이 소풍을 많이 왔다. 남한강은 잔잔하나, 가끔씩 부는 시원한 바람에 물결이 조금씩 인다. 산하의 연두빛은 점차 신록으로 변한다. 외로운 원앙 수컷 한 마리가 놀다가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걷는 도중 강버들에 앉아 있기에 또 만나게 돼, "옳거니" 하고, 살그머니 사진을 찍어둔다. 12.;20~수변 버드나무 그늘에서 간식을 하며, 탁주 일배를 나눈다. 풍광은 한 폭의 동양화로, 옛 시가 떠오르곤 한다. 눈을 사방으로 돌려 짙어가는 춘색을 만끽하며, '삶과 자연'에 대한 소철학적 담론을 펼친다. 13:10~다시 역으로 돌아와, 유일한 식당인 '콩나물장어'(주 손현순, 031-576-7687)집에서, 염가인 두부전골(소 25,000원, 소주 2병)로 점심을 먹다. 옆자리는 모두 값나가는 장어구이를 먹는데.. ㅎㅎ 낙전거사(落錢居士)의 서글픔만 곰씹으며.. 약 2;00 걸음. 약 9천보. 더치페이 10.000원. 부족분은 박동렬 충당. 마당에서 그 집 커피 마시며, 여담을 하다. 15:00 귀경 준비.

 

 

수면 위 강버들 가지에 앉은 척원(隻鴛). 오늘 운좋게 두 번 조우(遭遇)한다. ㅋㅋ

 

수형이 근사한 왕버들 아래. 김기오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