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덧 없는 게 인생이다.
기발한 시상을 펼쳤던 문우(文友) 송우달 씨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참 아까운 사람인데..
그런 줄도 모르고 궁금해, 그의 블로그를 찾아 2012. 3. 5 자로 올려진 시 '매화'에 댓글을 올리는 도중,
그 밑의 글("이 봄에 소생할까")에 올려진 다른 누리꾼의 조문(弔問) 댓글(3.11)을 통해, 사망 소식을 듣고 황망하였다.
그 작품이 유작(遺作) 될 줄이야? 아이러니 하게도 필자의 댓글은 조문(弔文)으로 바뀌고 말았다.
고인을 추모하는 뜻에서 그 시를 싣고, 독자와 같이 감상해보기로 한다.
매화
송우달
봄바람에 옴찔대다가
발갛게 터진 사춘기
입김의 첫 경험이
오므릴 수 없는 방종의 입술로
툭툭 옷고름 잡아당기는 꽃눈
부끄럽지도 않은 한낮의 금침에
양지마다 깔깔대는 매화의 콧소리
두 귓불이 간지럽다
지난밤 달빛이 몰래 들춰본
분홍저고리 가슴팍을 햇살은
부끄럼 없이 열어젖혔다
새는 어쩌자고 지저귀는지
찰칵,
뜨거운 걸 돌돌 말아 저장해 뒀다
(2012. 3.5 작성) 1952. 3.28 생
'17.쉼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 어여쁘라! 숫 처녀!~정혜원해당(定惠院海棠)/소식(蘇軾).칠언고풍 (0) | 2012.04.24 |
---|---|
동병상련(同病相憐)~하상가(河上歌)에서... (0) | 2012.03.22 |
푸른 바다를 바라보고(觀蒼海)... (0) | 2012.03.15 |
황금이 번쩍이다!~마나슬루의 웅자(雄姿)! (0) | 2012.02.18 |
公案 4 (0) | 2012.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