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문 감상

後赤壁賦(후적벽부)/소식(북송)-명문 감상 51

한상철 2021. 1. 8. 19:52

後赤壁賦(후적벽부)

-적벽대전 유적지에서 두 번째 지음

 

  소식(蘇軾)/북송

是歲十月之望(시세십월지망) : 그 해 시월 기망에

步自雪堂(보자설당) : 설당에서 걸어나와

將歸於臨皐(장귀어임고) : 임고정(臨皐亭)으로 돌아가려는데

二客從予(이객종여) : 두 손님이 나를 따라 왔다

過黃泥之坂(과황니지판) : 황니 고개를 지나는데

霜露旣降(상로기강) : 이미 서리와 이슬이 내려

木葉盡脫(목엽진탈) : 나뭇잎은 모두 지고

人影在地(인영재지) : 사람의 그림자가 땅에 비치고 있기에

仰見明月(앙견명월) : 고개를 들어 밝은 달을 쳐다보고

顧而樂之(고이락지) : 주위를 돌아보며 즐거워하며

行歌相答(행가상답) : 걸어가면서 노래불러 화답했다

 

已而歎曰有客無酒(이이탄왈유객무주) : 조금 지나 내가 탄식하기를, “객은 있는데 술이 없고

有酒無肴(유주무효) : 술이 있는데 안주가 없으니

月白風淸(월백풍청) : 달 밝고 바람 맑아도

如此良夜何(여차량야하) : 이같은 좋은 밤을 어찌 보내야 하나”하니

客曰今者薄暮(객왈금자박모) : 객이 말하기를, “오늘 해 질 부렵에

擧網得魚(거망득어) : 그물로 고기를 잡았으니

巨口細鱗(거구세린) : 입이 크고 비늘이 가는 것이

狀似松江之鱸(상사송강지로) : 꼭 송강의 농어같이 생겼소

顧安所得酒乎(고안소득주호) : 살피건데, 술은 어디서 얻을까”하니

歸而謀諸婦(귀이모제부) : 집에 돌아가 아내와 상의했더니

婦曰我有斗酒(부왈아유두주) : 아내가 말하기를, “제게 술 한 말이 있는데

藏之久矣(장지구의) : 저장해 둔 지 오래 된 것입니다

以待子不時之須(이대자불시지수) : 당신이 갑자기 찾을 것에 대비하여 둔 것입니다”했다

 

於是(어시) : 이에

酒與魚(휴주여어) : 술과 고기를 가지고

復游於赤壁之下(복유어적벽지하) : 다시 적벽 아래에 가서 놀았으니

江流有聲(강유유성) : 흐르는 강물은 소리내고

斷岸千尺(단안천척) : 깍아지른 언덕은 천척이나 되었다

山高月小(산고월소) : 산이 높아 달은 작은데

水落石出(수락석출) : 강물이 줄어서 돌들이 드러나 있었다

曾日月之幾何(증일월지기하) : 일찌기 세월이 얼마나 지나서

而江山不可復識矣(이강산불가복식의) : 강산을 다시 알아 볼 수 없단 말인가

予乃攝衣而上(여내섭의이상) : 나는 옷을 걷고 올라가서

履巉巖披蒙茸(리참암피몽용) : 깍아지를 듯 높이 솟은 바위를 밟으며 무성히 자란 풀숲을 헤치고

踞虎豹登虯龍(거호표등규룡) : 호랑이나 표범 모양의 바위에 걸터 앉기도 하고 뱀이나 용같이 구부러진 나무에 올라

攀栖鶻之危巢(반서골지위소) : 매가 사는 높이 솟은 둥지를 잡아보고

俯馮夷之幽宮(부풍이지유궁) : 빙이의 궁전이 있는 깊은 물속도 내려다 보았다

蓋二客不能從焉(개이객불능종언) : 그러나 두 객은 나를 따르지 못하였다

 

劃然長嘯(획연장소) : 문득 길게 휘파람소리 나더니

草木震動(초목진동) : 초목이 진동하고

山鳴谷應(산명곡응) : 산이 울고 골짜기가 메아리치며

風起水涌(풍기수용) : 바람이 일고 강물은 솟구쳤다

予亦悄然而悲(여역초연이비) : 나도 또한 쓸쓸하여 슬퍼지고

肅然而恐(숙연이공) : 숙연하여 두려워지며

凜乎其不可留也(름호기불가유야) : 몸이 오싹하여 더 머무를 수 없었다

 

反而登舟(반이등주) : 돌아와 배에 올라

放乎中流(방호중류) : 강 가운데에서 물 흐르는대로 내맡겨

聽其所止而休焉(청기소지이휴언) : 배가 멈추는 곳을 알아 멈추게 하였다

時夜將半(시야장반) : 때는 거의 한밤이 되었다

四顧寂寥(사고적요) : 사방을 돌아보니 적막한데

適有孤鶴(적유고학) : 마침 외로운 학 한 마리가

橫江東來(횡강동래) : 강을 가로질러 동쪽에서 날아오는데

翅如車輪(시여거륜) : 날개는 수레바퀴처럼 크고

玄裳縞衣(현상호의) : 검정 치마 흰 저고리 입은 듯 한데

戛然長鳴(알연장명) : 끼룩끼룩 길게 소리내어 울며

掠予舟而西也(약여주이서야) : 우리 배를 스쳐서 서쪽으로 날아갔다

 

須臾客去(수유객거) : 잠시 후에 객은 돌아가고

予亦就睡(여역취수) : 나도 잠이 들었다

夢一道士(몽일도사) : 꿈에 한 도사가

羽衣翩僊(우의편선) : 새털로 만든 옷을 펄럭이며

過臨皐之下(과임고지하) : 날아서 이모정(임고정) 아래를 지나와

揖予而言曰赤壁之遊樂乎(읍여이언왈적벽지유락호) : 내게 읍하여 말하기를, “적벽의 노래가 즐거웠소”했다

問其姓名(문기성명) : 내가 그의 성명을 물으니

俛而不答(면이불답) : 머리를 숙인 채 대답하지 않았다

嗚呼噫嘻(오호희희) : 아,

我知之矣(아지지의) : 나는 알겠도다

疇昔之夜(주석지야) : 지난 밤에

飛鳴而過我者(비명이과아자) : 울면서 나를 스쳐 날아간 것이

非子也耶(비자야야) : 바로 그대가 아니오

道士顧笑(도사고소) : 도사는 고개를 돌리며 웃었다  

予亦驚悟(여역경오) : 나도 또한 놀라 잠에서 깨어나

開戶視之(개호시지) : 문을 열고 내다 보았으나

不見其處(불견기처) : 그가 있는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

 

* 다음카페 한시 속으로에서 거촌 인용 수정.(2010.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