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庭梅(정매)/최광유(신라)-명시 감상 954

한상철 2021. 1. 18. 15:19

庭梅(정매)

- 뜰의 매화

 

     崔匡裕(최광유)/신라

練艶霜輝照四隣(련염상휘조사린) 비단처럼 곱고 서리처럼 빛나 이웃을 비추니

庭隅獨占臘天春(정우독점랍천춘) 뜰 한 구석에서 섣달의 봄을 독차지하네

繁枝半落殘粧淺(번지반락잔장천) 번성한 가지는 반쯤 떨어져 앙상한데

晴雪初銷宿淚新(청설초소숙루신) 갠 눈이 갓 녹아 눈물을 새로 머금었네

寒影低遮金井日(한영저차금정일) 찬 그림자는 나직이 금정의 해를 가리고

冷香輕鎖玉窓塵(랭향경쇄옥창진) 싸늘한 향내는 가벼이 옥창의 먼지를 잠궜네

故園還有臨溪樹(고원환유림계수) 내 고향 시냇물가 매화나무를 다시 볼 수 있도록

應待西行萬里人(응대서행만리인) 응당 서방으로 간 만리 사람을 기다리고 있으리  (번역 한상철)

 

* 정매(庭梅)한국 최초의 매화시로, 신라 말 당나라에서 유학을 하던 최광유가 씃다. 그는 당나라에 머물러 있던 시절 장안에서 섣달에 핀 매화를 보고, 고향에 두고 온 나무를 생각하며 향수에 젖어 이 시를 지었다 한다.

* 崔匡裕 (생몰연대 불명); 신라말의 문인.본관은 경주(慶州). 885(헌강왕 11) ()에 숙위학생(宿衛學生)으로 파견되어 유학했으며 외국인을 위한 과거시험인 빈공과(賓貢科)에 합격했다. 학문이 깊고 시로써 유명했는데, 타국에서 과거급제하는 어려움과 한가한 자연생활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을 시로 잘 표현했다. 당나라에서는 최치원·최승우·박인범 등과 함께 신라 10()의 한 사람으로 일컬어졌다.

* 다음블로그 雲山(운산)전윤수블로그에서 인용 수정.(2020. 2. 4)

 

* 홍매화. 이상진 시산밴드 제공(2021.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