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山居四喜(산거사희)/송규렴(조선)-명시 감상 1,157

한상철 2021. 4. 14. 06:37

山居四喜(산거사희)-四首 

-산에 사는 네 가지 즐거움

 

        宋奎濂(송규렴)/조선

晴窓暖日披黃卷(청창난일피황권) 맑은 창 따뜻한 날은 누런 책을 펼치고

虛閣淸宵弄素琴(허각청소롱소금) 빈 누각 맑은 밤에 속절없이 거문고 놀리네

棋局乍開邀客設(기국사개요객설) 바둑판 잠깐 펴서 손님 맞이하여 베풀고

甕醪初熟使妻斟(옹료초침사처침) 항아리 술 마침 익어 아내 시켜 퍼오게 하네

 

* 제 4구 제5자 使一作喚(사일작환); 使(사)를 한 곳에는 喚(환)으로 지음.

 

兒知讀字聲音好(아지독자성음호) 아이는 글자 알아 글 읽는 소리 좋고

翁罷看書睡味甘(옹파간서수미감) 책 보기 끝낸 노인 달콤한 잠 맛보네

時對澗童詢釣事(시대간동순조사) 철 마주한 산골 아이는 낚시하는 일을 묻고

偶逢田叟打農談(우봉전수타옹담) 밭 가는 늙은이는 우연히 농사 이야기 하네

 

* 제3구 제5자 詢一作論(순일작론); 詢(순)을 한 곳에는 論(론)으로 지음.

 

屋後靑山看斐亹(옥후청산간비문) 집 뒤 푸른 산의 아름다운 틈 바라보며

門前綠水聽潺湲(문전록수청잔원) 문 앞 푸른 물 맑게 흐르는 소리를 듣네

半簾微雨燒香坐(반렴미우소향좌) 반쯤 내린 발에 이슬비 뿌려 향 살려 앉고

一至淸風倚枕眠(일지청풍의침면) 맑은 바람 한 가닥에 베개 기대어 잠드네

 

睡起啓籤繙古畫(수기계첨번고획) 자다 일어나 찌지 열어 옛 획을 찾고

興來揮筆寫新詩(흥래휘필사신시) 흥이 나면 붓 휘둘러 새로 시를 쓰네

花明檻外耽看處(화명함외탐간처) 꽃은 밝아 난간 밖 그 곳을 노려보고

月白庭中散步時(월백정중산보시) 달은 희어 뜰 가운데를 가볍게 걷는 참이라네  (번역 한상철)

 

籤(첨): 제비, 찌지. 특별히 기억할 만한 것을 표하기 위하여 글을 써서 붙이는 좁은 종이.

* 송규렴(宋奎濂,1630~1709); 본관은 은진(恩津). 자는 도원(道源), 호는 제월당(霽月堂). 군수 송남수(宋枏壽)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성균관학유(成均館學諭) 송희원(宋希遠)이고, 아버지는 이조판서 송국전(宋國詮)이며, 어머니는 안경인(安敬仁)의 딸이다. 송준길(宋浚吉)의 문인으로 19세 때 사마시에 합격하고, 1654년(효종 5) 식년 문과에 을과로 급제하여 검열·지평·정언·사예(司藝)·응교·서천군수 등을 역임하였다. 현종 때 수찬·부교리·정언·헌납·이조좌랑·사간 등을 거쳐 1667년(현종 8)에 사헌부집의에 이르러 병으로 사직했다가 다시 홍문관교리를 거쳐 사간이 되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霽月堂先生集卷之二(제월당선생집2권) 詩(시) 1819 간행.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4.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奎3667 한국문집총간 137.

* 다음블로그 돌지둥에서 인용 수정함.(2018.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