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사진

삼각산 원경 정취-성곽 둘레길

한상철 2022. 8. 1. 18:23

운무를 데리고 노는  북한산...

축성에 따른 조선 민초(民草)의 간난고초(艱難苦楚)를 후손들이 과연 알까?

 

2022. 7. 31(일) 개였다 오후에 비. 한국문인산악회는 10:00 전철 제1, 4호선 동대문역 1번 출구에 모여, 한양도성길 동대문 성곽 구간을 걸었다. 필자가 안내를 맡고, 쉬는 시간을 이용해  '3분 역사, 지리 강의'를 했다. 간간이 가랑비가 흩뿌려 더위를 식혀준다. 성곽길 주위는 여름 꽃들이 수두룩하게 펴있다. 시야도 트여 사위(四圍)의 조망이 좋다. 낙산공원에서 멀리 운무가 감도는 삼각산, 오봉, 도봉산을 바라보니, 풍광이 참으로 일품이다. 9명이 출발했으나, 홍일점(紅一点)인 김운향 시인이 뒤따라와, 낙산공원에서 합류하다. 뷰포인트에서 사진을 찍다. 혜화문으로 내려와, 창경궁 돌담길을 거쳐, 창덕궁 정문에 이르니 소나기가 퍼붙는다. 식당은 낙원동 대청마루에 의중을 두고 있었다. 계속 쏟아지는 비를 피하기 위해, 안국역 3번 출구 부근 '초당순두부집'으로 바꿔보려 했지만, 그 집은 일요일이라 쉰다. 다시 비를 맞고 '대청마루'로 가서 점심을 먹다. 냉방이 잘돼 편히 정담을 나누다. 총 10명 참석. 2:40분 소요. 13,000보. 회비10,000원.

* 정창호 문우와 인사동으로 이동해, 백악미술관을 다시 들러보다. 시서화 대화 나눔.

* 졸작 삼각산, 도봉산 관련 산악시조 4수.

5-21. 삼련화(三蓮花)

하늘로 피어오른 세 떨기 하얀 연꽃

세존이 품었다면 청옥(靑玉)으로 바뀔 턴데

미소 띤 동자승 업고 먼 한강만 지그시

 

* 삼각산(三角山 836.5m); 북한산의 이칭(異稱)이다. 약 천 년 전부터 불러오던 다정한 이름이다. 삼각이란 백운봉(), 인수봉, 만경봉()을 말하는데, 만경봉 대신 노적봉(露積峰)을 넣기도 한다. 마치 어린애를 업은 모양이라 하여, 부아악(負兒岳)으로 불린다. 고려 시대 오순(吳洵, 1306~?)의 시에, 하늘로 높이 솟은 세 떨기 푸른 연꽃(聳空三朶碧芙蓉 용공삼타벽부용).또 공민왕 때의 충신 석탄(石灘) 이존오(李存吾 1341~1371)는 세 송이 꽃 같은 기묘한 봉우리 멀리 하늘에 닿았는데(三朶奇峰迴接天 삼타기봉회접천)라고 읊었다.

* 조선 태조 이성계의 등백운봉(登白雲峰) 칠언절구; 引手攀蘿上碧峰(인수반라상벽봉) 손 뻗어 넝쿨 잡고 푸른 봉우리에 올랐네, 一庵高臥白雲中(일암고와백운중) 암자 하나 흰 구름 사이 높이 누웠는데, 若將眼界爲吾土(약장안계위오토) 만약 눈 미치는 곳이 내 땅이 될 수 있다면, 楚越江南豈不容(초월강남기불용) 강남 땅 초, 월나라인들 어찌 마다 하리오. 출처가 불분명해, 후일 다른 이가 태조를 칭송키 위해 지은 것으로 추정한다. 그는 시문에 능하지 않았을 뿐더러, 실제로 백운대에 오른 기록이 없다.

* 詩山44(2004년 가을호).

* 졸저 명승보삼각산10’ 10, 명암명곡열전 삼각산 3수 등 총 14수 참조.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부제 산음가 산영 제 1-306(249).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제10경 보현야조(普賢夜眺)-삼각산

큰 대() () 보현봉은 정적이 감도는데

불 밝힌 서울 밤은 환락이 넘쳐나니

영고(榮枯)는 속절없어라 명멸하는 저 별빛

 

* 웅장한 보현봉(714m)을 남쪽(또는 하늘)에서 바라보면 한자 자 모양이다, 조망이 좋고, 그 밑 대남문서 본 서울야경은 형제봉의 그 것과 더불어 일품이다. 항상 태극기가 걸려있다. 김영삼 정부 때 헐린 구 중앙청 청사(옛 조선총독부 건물)는 한자로 가로 일() 자이고, 서울특별시청(경성부) 본관은 한자 본() 자 형태라, 하늘에서 보면 대일본(大日本)을 상징했다. 유네스코와 뜻있는 인류유적 보호단체의 간절한 보존권고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역사의식이 없는 일부 풍수학자의 단견(短見)에 동조해, 세계적으로 가치 있는 아름다운 석조건물을 일거에 해체한 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치욕의 역사도 역사의 한 면이니 만큼, 현장보전을 통해 후세의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데 말이다. 100년 이상 영국의 지배를 받아 온갖 수모를 다 겪었음에도, 그들이 남긴 유리창 하나 건드리지 않는, 중국의 상해를 귀감으로 삼을 만하다. 과거를 너무 쉽게 잊는 우리 민족이 때로는 원망스럽기도 하다.

* 山書26호 제189~1912016. 1. 25 발행.

* 졸저 풍시시조집 명승보22삼각산 10중 제10(163). 2017. 7. 7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제5경 오봉낙하(五峰落霞)-도봉산

속인(俗人)도 산에 들면 선인(仙人)이 되는가 봐

풍류(風流)도 가지가지 둔갑(遁甲)한 붉은 바위

오선(五仙)의 혹머리 위로 비취(翡翠) 노을 떨어져

 

* 일반적으로 다섯 봉우리(표고 655m)로 보이나, 방위에 따라 3~4, 혹은 6~9봉으로도 보인다. 모습이 다른 뭇 신선이 서로 어울려 노는 것처럼 조화롭다. 노을이 지면 신비롭기까지 하다.

* 졸저 풍치시조집 「명승보」 '도봉산10경' 중 제 5경(154면). 2017. 7. 7 도서출판 수서원. 

 

2-8. 오온개공(五蘊皆空)

셋으로 보인 돌이 금덩이면 넷으로

밥통에 걸신 들면 예닐곱 쯤 본다던데

심안(心眼)이 반쯤 열려야 다섯으로 본다오

 

* 도봉산 오봉(五峰); 도봉산 오봉(655m) 분기점 서쪽 지능선에 있는 여러 개의 암봉을 말하는데, 방위에 따라 3~7개로도 보인다.

* 오온개공; 정신과 물질을 오분(五分), 즉 색() () () () ()이 모두 공(). 불교의 경전중의 경전인 반야심경(般若心經)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진리.

* 졸저 명승보도봉산10경 중, 5오봉낙하시조 참조.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부제 산음가 명암명곡열전 제2-8(468).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운무가 감도는 삼각산 백운대, 인수봉(우). 사진 단체 카톡 제공.

 

* 뷰 포인트에서. 멀리 보현봉(좌)과 삼각산이 보인다. 촬영 행락객.

 

석성 밑에 소담스럽게 핀 채송화. 사진 필자 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