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鄒南皐給諫謫留都(추남고급간적류도)/유박(명)-명시 감상 1,949

한상철 2022. 8. 26. 15:44

鄒南皐給諫謫留都(추남고급간적류도)

 

         游朴(유박/明)

蘭佩蕭蕭去禁廬(란패소소거금려) 난초 향 쓸쓸히 대궐 관사로 가는데

天南誰復伴離居(천남수부반리거) 남방에서는 누가 다시 은사와 함께 하나

屈平才返行吟澤(굴평재반행음택) 굴원은 겨우 돌이켜 못가를 거닐며 읊조렸고

賈誼仍傷痛哭書(가의잉상통곡서) 가의는 상처 받아 통곡하는 글 지어 올렸지

萬里浮雲迷故國(만리부운미고국) 만 리에 걸린 구름은 고국을 가려 흐릿하고

三山落日駐征裾(삼산락일주정거) 삼산에 저무는 햇살은 나그네 옷깃에 머무네

醉鄕最是逃名地(취향최시도명지) 거나하게 취함이야말로 최적의 명리 도피처라

且傍秦淮問麯車(차방진회문국거) 다시금 진회 곁에서 술통 실은 마차를 묻네 

 

 游朴(유박/), <鄒南皐給諫謫留都(추남고급간적류도)>

- 鄒南皐: 명나라 말 관리이자 학자인 추원표(鄒元標). 南皐는 그의 호(). 강서(江西) 길수(吉水) 사람으로 자()는 이첨(爾瞻), 시호는 충개(忠介). 수선서원(首善書院)을 세워 풍공정(馮恭定)과 함께 후진을 양성했지만 위충현(魏忠賢) 일당의 공격을 받아 사직하고 낙향했다. 30년 동안 집에 머물면서 강학(講學)하여 명성이 천하에 떨쳤다. 

- 蘭佩: 난초를 허리에 차 장신구로 삼음. 난초 향 같은 마음씨를 갖는다는 뜻으로 처신이 고결함을 말한다. 

- 禁廬: 대궐에서 시종하는 관원이 거처하는 관사(館舍). 

- 天南: 영남(嶺南), 남방(南方)의 범칭. 

- 離居: 떨어져 삶. 멀리 있는 사람, 은거자. 

- 屈平: 전국시대 초()나라 대부 굴원(屈原). 이름이 이고 은 그의 자(). 

- 賈誼仍傷痛哭書: 賈誼는 서한(西漢) 문제(文帝) 때의 관리이자 학자. 세칭 가생(賈生). 하남(河南) 군수 오공(吳公)의 추천으로 약관(弱冠)의 나이에 박사(博士)가 되었고, 다시 1년 만에 태중대부(太中大夫)로 승진하였다. 그는 복색(服色)과 제도(制度), 관명(官名) 등에 대한 과감한 개혁을 주장하다가, 당시 권신인 주발(周勃)과 관영(灌嬰) 등의 참소(讒訴)를 입었다. 이로 인해 文帝의 신임을 잃고 장사왕(長沙王) 태부(太傅)로 좌천되었다. 3년 뒤 장안(長安)으로 소환되어 양회왕(梁懷王) 태부가 되었으나, 3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賈誼는 일찍이 흉노(匈奴)의 변경 침입과, 제후의 발호(跋扈)로 인한 나라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치안책(治安策)을 건의한 바 있었다. 그는 그 서두에서 "신이 삼가 형세를 살피건데, 통곡할 만한 일이 한 가지요, 눈물을 흘릴 만한 일이 두 가지요, 길게 탄식할 만한 일이 여섯 가지입니다"(臣竊惟事勢 可爲痛哭者一 可爲流涕者二 可爲長太息者六)라고 하였다. 한서(漢書)(48) <가생전(賈生傳)>에 나온다. 이로부터 가생지통(賈生之痛가의통곡(賈誼痛哭) 또는 가생류체(賈生流涕가생수체(賈生垂涕)라는 말이 생겨났다. 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 <屈原賈生傳>에서 비운의 인물인 두 사람을 집중 조명했다후세 사람들은 두 사람을 굴가(屈賈)로 병칭했다. 

- 三山: 전설상의 삼신산(三神山). 강소(江蘇)성 진강(鎭江)의 장강(長江) 남안(南岸)에 있는 금산(金山)초산(焦山)고북산(固北山). 복건(福建)성 복주(福州)의 별칭. 복주성(福州城)에 민산(閩山)구선산(九仙山)월왕산(越王山)이 있다. 

- 征裾: 나그네의 옷(衣裳). 

- 醉鄕: 술이 거나하여 즐기는 별천지. 

- 逃名: 세속의 명리를 추구하지 않다. 

- 秦淮: 강소(江蘇)성 남경(南京)을 지나 양자강(楊子江)으로 흐르는 운하(運河). ()나라 때에 만들었다. ()나라 때부터 회수(淮水)로 불리다가 당()나라 이후 진회(秦淮)로 불리고 있다. 양쪽 기슭은 육조(六朝) 시대부터 고관대작(高官大爵)들이 모여 살았고, 상업과 유흥이 발달했다. 지금은 관광유람지, 특히 야경(夜景) 명소로 유명하다. 

- 麯車: 술 실은 수레(酒車).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해수 경해에서 인용 수정(2022. 8. 26)

 

* 청대(淸代) 장학(蔣确)의 <진회시의도(秦淮詩意圖)> (設色絹本, 84.2×53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