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사진

백로(白露) 날 백로(白鷺)-청계천 걷기

한상철 2022. 9. 8. 22:35

백로에 백로를 보다...

2022. 9. 8(토). 절기상 맑은(흰) 이슬이 내린다는 백로(白露)다. 맑고 오후는 덥다. 10:00~ 전철 제5호선 5번 출구에서, 벗 3인이 모여, 청계천을 걷다. 필자는 전철1, 2호선 시청역 5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약속장소로 가다. 흐르는 물은 비교적 깨끗하고, 통행인도 그다지 많지 않다. 틈틈이 백로(白鷺, 해오라기)와, 왜가리 등이 보인다. 당초 중랑천 합수점까지 가기로 했으나, 중간 청계천 7가로 빠져나오다. 다시 마장동까지 걸어가, 도선사거리 가기 전 먹자 골목, 박동렬 형의 단골 생선구이집 '푸른바다'(02-2298-0244)에서 점심을 먹다. 장근화 형은 부인과 함께 삼청동 일로 나오지 않다. 약 12.000보. 2; 20 소요. 더치페이 10,000원+2,000원. 왕십리역에서, 경의중앙선 편(1호선 회기역 환승)으로 귀가하다.

 

* 졸작 백로 관련 시조 2수 감상.

27. 장송은 베어지고-백로(白露)

-봉래산 비가(悲歌)

 

청령포 자규 회한(子規悔恨) 여울에 씻겨 가고

단심송(丹心松) 베인 사연 님이 어이 알리오만

무심한 페러글라이더만 오락가락 하노라

 

* 봉래산(蓬萊山 799.8m); 강원 영월. 처음 등산할 때 한 그루 있든 소나무는 활공장이 들어서는 바람에 베어졌다. 영월읍 북서쪽 청령포(단종 귀양지)가 있는 서강(西江)은 예전에 비해 운치가 많이 사라졌다.

* 자규 회한(子規悔恨); 단종이 남긴 유일한 한시 한 수; 蜀魂啼 山月低 想思庫 倚樓頭(촉혼제 산월저 상사고 의루두) 爾啼苦 我心愁 無爾聲 無我愁(이제고 아심수 무이성 무아수) 奇語 人間別離客 愼莫登 春三月 子規啼 明月樓(기어 인간별리객 춘삼월 자규제 명월루); 소쩍새는 슬피 울고 달은 산마루에 걸렸으니, 님을 그리며 다락머리에 기대어 섰노라. 소쩍새여! 네가 피나게 울면, 이내 마음 슬퍼지며, 네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이내 슬픔이 없으련마는... 이 세상에서 그리운 님과 생이별한 나그네에게 부탁하노니! "춘삼월 밝은 밤에 소쩍새 울거든, 아예 누각에는 오르지 말렸다". 자기의 심정을 소쩍새를 대입해 비통하게 읊었다.(필자 주)

* 단심송(丹心松); 사육신의 한 사람인 매죽헌(梅竹軒) 성삼문(成三問)이 읊은 시조, 이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 하리라 에 나오는, 장송은 몇 년 전에 베어 없어졌다(두 번째 발견). 대신 페러글라이딩 활공장이 들어서고, 기상대, 이등삼각점 등이 있어 마음 아프다...당시에 읊은 봉래산은 실산(實山)이라기보다는, 도가에서 이르는 '신선이 산다'는 상징적 의미의 산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 졸저 山中問答산악시조 제144, 145. 2001. 6. 10 발행. 도서출판 삶과꿈.

 

31. 백로(白鷺)의 정진

안개비 흩뿌리는 맹꽁이 우는 연못

물고기 뛰긴 해도 오불관언(吾不關焉) 해오라기

조는 듯 외다리로 서서 선정(禪定)에 든 늙은 중

 

* 보일 듯 말 듯 작은 연못에 외물에 구애됨이 없이 정진하는 의젓한 백로 한 마리.

* () 중에는 안개비가 가장 좋다. 청 장조(張潮)의 유몽영(幽夢影)에서.

* 연비여천 (鳶飛戾天) 어약우연(魚躍于淵); 솔개는 날아서 하늘에 이르고, 물고기는 연못에서 뛰어놀다. “만물이 각각 자기가 있을 장소를 얻어 즐기고 있는 태평스런 세상의 모습”-시경 대아. 중용에서는 약간 달리 쓰인다.

* 졸저 仙歌(선가-신선의 노래) 4시조집 47. 2009. 7. 30 ()도서출판 삶과꿈 발행.

 

백로 2마리. 

 

'푸른바다' 음식점에서. 필자는 면도를 하지 않아 짧은 흰 수염 그대로다.. ㅋㅋ. 여종사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