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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고(秋天高) 철인숙(哲人熟)-원도봉 두꺼비바위

한상철 2022. 9. 10. 05:20

추천고(秋天高) 철인숙(哲人熟)- 가을 하늘은 높고, 철인은 익어간다...

가을에는 인생을 성찰한다.

2022. 9. 9(금). 맑고 상쾌하다. 11;00~ 거봉산악회는 전철 1호선 망월사역 3번 출구 근처에 집결해 원도봉 위 주차장까지 차로 이동한다. 계곡길로 접어들어 엄홍길 옛집터를 경유해, 두꺼비바위 밑까지 걸어 오른다. 계류는 맑고, 물소리는 청량하다. 인적이 드물어 정취가 넘친다. 약 30분 소요. 지금은 금지된 옛 볼더링 암장 '청석' 옆에서, 고(故) 박병태 산우(1969년 생)의 제28주기 추모제를 지내다. 그는 1993년 11월13일 엄홍길 대장과 함께 히말라야의 고봉 '시샤팡마'(Shishapangma, 8,012m)를 오르다 실종되었다. 뜻 있는 회원들이 매년 추석 하루 전 조촐하게 행사를 한다. 15시 경 사진을 찍으며 하산한다. 약 5,000보 산행.

* 졸저 「풍죽」  김한영 현 회장, 유영성 회원 사위(내외 이름 서명), 그의 부인 장진아, 최만성의 동료인 김정수(작년에도 줌), 박재군, 유정애 제씨에게 각 증정.(계 6권)

* 참고로 엄홍길은 거봉산악회 출신이다. 필자는 이 회의 제2대 회장을 지냈는데, 후배들은 만년 '이사'라 부른다. ㅋ ㅋ

* 졸작 도봉산 대표 시조 외 1수.

5-20. 도봉제색(道峰霽色)-선시

 

소소한 가을바람 모정(慕情)을 쓸어 가면

가인(佳人)의 푸른 눈썹 능선으로 깜박대기

큰 바위 끌어안으니 보라 노을 춤추네

 

* 도봉산(道峰山739.5m); 빼어난 인품을 닮은 산 전체를 포괄해 노래함. 광풍제월(光風霽月)은 시원한 바람과 맑은 달이란 뜻으로, 아무 거리낌 없는 맑고 밝은 인품을 비유하여 이름.

* 체로금풍(體露金風); 雲門因僧問(운문인승문) 樹凋葉落時如何(수조엽락시여하) 師云 體露金風(사운 체로금풍)-운문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나무가 마르고 잎이 떨어질 때는 어떻게 합니까?" 운문선사가 말하였다. "온몸이 가을바람을 맞게 되지”. 선문염송 23권 수조(樹凋)에서.

* 10차 한국산서회 인문산행-도봉산(2017. 12. 2) 자료로 제공.

* 졸저 명승보도봉산10’ 10, 선가1 관허, 산음가 6-7 나에게 묻기를, 11-15 도봉추색, 명암 명폭열전 제4~96수 등 총 20수 참조.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부제 산음가 산영 제1-134(136).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제8경. 월사조망(月寺眺望)-도봉산10경 중 제8경

 

전나무 그림자는 부처를 가리는데

바람 인 홍엽(紅葉) 한 장 적료(寂寥)를 깨트리니

휘영청 초록 보름달 암반 위에 춤추고

 

* 원도봉 산 중턱에 있는 망월사(望月寺)639년 해호(海浩)가 신라왕실을 위해 창건했다는 설, 혹은 절 동쪽 토끼처럼 생긴 바위가 절 남쪽 달처럼 생긴 월봉(月峰)을 향하고 있다는 설, 고도 경주(月城)를 바라본다는 설 등, 여러 설이 분분하다, 어쨌든 개산(開山) 후 큰 피해 없이 잘 보존돼 왔다. 아름드리 전나무가 좋고, 주위 바위와 어우러진 가을단풍이 멋지다. 대웅전 앞마당에서 쳐다본 보름달은, 단박에 사람의 혼을 빼앗고 만다. 영산전(靈山殿)에서 내려다본 도봉산의 조망(眺望) 또한 일품이다. 만해 한용운(韓龍雲)의 상좌 춘성(春城 1891~1977)이 주지를 지낸 바 있고, 선불교(禪佛敎)의 참선도량(參禪道場)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 졸저 명승보정격 단시조(6) 21도봉산10시조(152~157). 2017. 7. 7 도서출판 수서원.

* 이기운 영역(2022. 9. 19)

<The Landscape Of The Moon And Temple>

Sang-Cheol, Han

 

The shadow of the needlefir

Hides the statue of the Buddha,

 

If a red leaf which were

Blown by the wind breaks the loneliness,

 

Then on the base rocks, the full glorious

Blue moon is been dancing.

 

(Translated by Kinsley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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半山 선생의 月寺眺望을 번역해 보았다. 선생의 시조는 단시조로 기본율을 맞추면서 깊은 내용을 담으려다 보니, 다소 어려운 단어들이 많이 있다. 제목도 달과 절이 있는 풍경인지, 다른 뜻이 있는지, 정확히 이해되지 않는다. 일단은 풍경으로 이해하고 써 보았다.

 

아름다운 두꺼비바위와 청류, 필자가 30여년 전 암벽등반 훈련을 했든 모암(母巖)이다. 지금은 출입이 금지되었다.

 

* 엄홍길 대장. 환갑이 지난 그도 이제 머리가 하얗게 세졌다. 30년 전만 해도 기백이 넘친 산악인이었는데...

 

청류변 누리장나무. 바로 밑에 산머루나무가 한 그루 있다.

 

추모식 마치고. 좌 최만성 씨. 그는 예전 거봉산악회원들과 함께 암벽등반 연습을 했다.

 

 하산 하기 전 거봉산악회원과 함께 기념촬영. 단체 카톡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