煙波江上(연파강상)
-안개 낀 강 파도위에서
광해군(조선)
炎風吹雨過城頭(염풍취우과성두) 한더위에 소나기가 성 위로 지나가니
瘴氣薰蒸百尺樓(장기훈증백척루) 후덥지근한 장기(나쁜 기운)가 백 자나 높구나
滄海怒濤來薄暮(창해노도래박모) 퍼런 바다와 성난 파도에 어둠이 깃드는데
碧山愁色送淸秋(벽산수색송청추) 푸른 산은 근심어린 모습으로 맑은 가을을 보내네
歸心每結王孫草(귀심매결왕손초)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늘 왕손초에 맺혀 있고
客夢頻驚帝子洲(객몽빈경제자주) 나그네 꿈은 자주 제자주에 놀라네
故國興亡消息斷(고국흥망소식단) 고국의 흥망에 대한 소식이 끊겼는데
煙波江上臥孤舟(연파강상와고주) 안개 낀 강 파도 위 외로운 배에 누웠구나 (독음과 번역 한상철)
* 광해군이 강도(江都-강화도)에서 제주도(濟州島)로 이배(移配)될 적에 배를 타고 가면서 지었다. 이덕무의 청비록에 올라 있다.
* 개혁을 기대할 수 있는 촉망받는 군주였는데, 당파의 희생양으로 폐위돼 안타깝다. 원래 위 시는 題가 없어, 역자가 임의로 달았다. 어제시(御製詩)로 이 만한 수작이 드물다.(한상철 주)
[주-D001] 왕손초(王孫草) : 궁궁이[蘼蕪]의 별칭으로 향기가 많은 약초인데, 여기서는 광해군(光海君)이 왕손이므로 이 약초의 이름을 인용한 것이다.
[주-D002] 제자주(帝子洲) : 제자(帝子)는 상제(上帝)의 아들인데, 여기서는 제주도(濟州島)를 가리킨다. 《高麗史》 地理志 卷11 耽羅에 “고기(古記)에 ‘태초(太初)에는 사람이 없었다가, 모흥(毛興)의 굴 속에서 세 사람의 신인(神人)이 나왔는데, 맏이는 양을라(良乙那), 다음은 고을라(高乙那), 다음은 부을라(夫乙那)이다.’ 했다.” 하였다.
* 제8구 '연파강상'은 최호(崔顥,당)의 '등황학루' 칠언율시 제8구에서 그대로 차운했다.
* 이상 시와 자료는 다음카페 한문공부합니다 덕조당 인용 수정.(2023. 7. 26)
'14.명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棋(기)-바둑 시/왕안석(북송)-명시 감상 2,229 (0) | 2023.07.30 |
---|---|
三月二日(삼월이일)/서거정(조선)-명시 감상 2,228 (0) | 2023.07.27 |
秋日(추일)/백대붕(조선)-명시 감상 2,226 (0) | 2023.07.24 |
寄遠(기원)/첨무광 처(여류,북송)-명시 감상 2,225 (0) | 2023.07.23 |
落葉(낙엽)/정곡(만당)-명시 감상 2,224 (0) | 2023.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