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심사숙(秋深思熟)- 가을은 깊어가고, 생각은 익어간다.
우리는 과거사를 교훈으로 삼되, 지나치게 비판해서는 아니 된다. 그 나름대로 시대적 소명(召命)과 당위성(當爲性)이 존재했다.(반산 눌언)
Wir sollten die Vergangenheit als Lehre nehmen, sie aber nicht übermäßig kritisieren. Es hatte seine eigene Berufung und Notwendigkeit für die damalige Zeit (Bansan Nul-eon)
* 2024. 10. 7 독어 번역기.
2024. 10. 7(월) 흐리고, 기온은 평년 수준이다. 내일이 한로이다. 몸이 무겁고 약속이 없다. 칩거하며, 세속을 관조한다.
* SC제일은행에서 "예금을 점검해보라"는 카톡이 오다. 2023. 1. 19 이후 1년 9개월간 거래가 없어 소액이지만, 전액을 KB국민은행으로 이체했다.
* 졸작 산악시조 한 수
12-19. 불치의 관음증(觀淫症)
서책을 포개 논듯 겹비늘 아슬아슬
참성단(塹城壇) 일곱 선녀 채화무(採火舞)는 너울너울
배꼽을 훔쳐보다니 관음증은 못 말려
* 마리산(摩利山 469.4m); 인천광역시 강화의 최고봉, 마니산(摩尼山)으로 통한다. 참성단(사적 제136호 465m) 안, 수백 년 풍상을 겪은 쇠처럼 단단한 영목(靈木) 소사나무(천연기념물 제502호) 모습은 분재보다 더 아름답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 암릉구간에는 책을 쌓은 바위들이 용비늘처럼 겹쳐있고, 겨울철에는 디디면 곧 무너질 듯 긴장감을 준다. 참성단에 펄펄 내리는 함박눈 장면을, 전국체전용 성화(聖火)를 채취하는 칠선녀(七仙女)로 의인화(擬人化) 했다. 또 이 산은 해풍의 영향을 받아 생기(生氣)가 전국 제일인 신령한 산으로, 자주 찾아 싱싱한 기운을 듬뿍 받도록 하자! 한편 강화는 강화학파(양명학파)를 탄생 시킨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 중 하곡 정제두 한시 한 수를 소개한다.(2017.10. 25)
山溪(산계)-산의 계곡
하곡(霞谷) 정제두(鄭齊斗)
涓涓流出愛無情(연연유출애무정); 졸졸 새어나오니 정 없음도 사랑해
好看纖源一脈淸(호간섬원일맥청); 보기 좋아라 실낱같은 근원에서 한 줄기 맑은 물
去會江湖千萬里(거회강호천만리); 흘러가다 강과 호수 천만리로 모이나니
洪波誰識此中生(홍파수식차중생); 누가 알겠는가 큰 물결도 여기에서 생긴 것을
歷盡千巖萬壑艱(역진천암만학간); 수천 바위와 많은 골짜기 험한 곳 다 지나지만
如何日夜不曾閑(여하일야불증한); 어찌하여 밤낮으로 한가하지 못 하는가
滔滔萬里奔歸意(도도만리분귀의); 도도히 수만 리를 바삐 돌아가는 뜻은
只在滄波大海間(지재창파대해간); 단지 푸른 파도 일렁이는 큰 바다에 있고 싶어서라오
*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읊었다. 하곡의 인품이 그대로 드러난 명징(明澄)한 서정시다.
* 정제두(鄭齊斗 1649~1736); 서울 출신. 본관은 영일(迎日). 자는 사앙(士仰), 호는 하곡(霞谷)·추곡(楸谷)이다. 정몽주(鄭夢周)의 후손으로, 조부는 우의정 정유성(鄭維城)이다. 부는 진사 정상징(鄭尙徵)이며, 어머니는 한산 이씨(韓山李氏)로, 호조판서 이기조(李基祚)의 딸이다. 박세채(朴世采 1631~1695)의 문인이다. 조선에 전래된 양명학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최초로 사상적 체계를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경세론’을 전개한 조선 후기의 학자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졸저 『名勝譜』 강화8경 중 제5경 ‘마니산’ 시조 참조.(93면). 2017. 7. 7 도서출판 수서원.
* 빛고을동인 사화집 5수 2004년.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제1-161번(155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강화 초비산 주위의 황금 들판과 억새. 사진 오지열 페이스북 친구 인용.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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