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柳宜蟬 (고류의선)
低花宜蝶 (저화의접)
曲徑宜竹 (곡경의죽)
淺灘宜蘆 (천탄의로)
높은 버드나무엔 매미가 제격이고
낮게 핀 꽃에는 나비가 아름다우며
굽은 길에는 대나무가 조화롭고(알맞고)
얕은 여울에는 갈대가 어울리니라
*해설; '마땅할 의(宜)'자 하나로 연결시킨, 넉 자로 된 절묘한 한시이다.
제1구에서 '높을 고'(나무)에 대비 제 2구에서 '낮을 저'(풀)로 대응하고,
제3구 '굽을 곡(땅)'에 대하여는 제 4구'얕을 천'(물)으로 응했다.
제1,2구에서는 동물을 대입(압운)하고,
제3,4구에서는 식물을 대입(押韻)한 쉽고도 뜻 깊은 작품이다.
제1,3구 첫자를 조응해보면 '높으면 굽어지기'(비굴해지기) 쉽고,
제2,4구 에서 '낮으면 얕아지기'(천박해지기) 쉽다.
하지만 "대와 갈대는 각각 곧고 속이 비어 추위와 세파를 이겨내는 선비의 기질을 닮았기에 그걸 본 받으라"는 인생의 교훈과 처세의 경계도 아울러 암시한,
山水, 花鳥, 草蟲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그림 같은 천하의 명편이다.
*번역 및 해설; 한상철
*지은이; 주석수( 朱錫綬 ;청대 시인, 생몰 미상)의 유몽속영(幽夢續影)에 나오는 글.
이 글은 유명한 총서집성초편(叢書集成抄篇)에 들어있는 내용 중 일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