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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가-불교신문 신간소개

한상철 2009. 10. 3. 10:58

백팔번뇌 담은 ‘108수 시조’ 읊다

선가 책표지

 

한상철 지음/삶과꿈

인간의 백팔번뇌를 상징한 108수의 시조가 실린 ‘신선의 노래’다. 모두 전통율격을 엄격하게 지킨 대구형식의 평시조다. 전생과 현생, 내생의 노래로 나뉘어진 시집은 시조마다 친절한 해설을 곁들여 시를 읊조리며 사색에 잠기게 한다.
전생의 노래 중 ‘심외무불(心外無佛)’의 전문이다. ‘물속 달 잡으려다 진짜 달 놓친 너/ 날 찾아 거울 안을 끊임없이 헤매다/ 몽몽몽 담배 연기로 물음표만 그리네.’ 이에 대한 해설. “물이 고요하면 달도 고요하고, 물이 흐트러지면 달도 흐트러진다. 따라서 마음이 흐트러지면 물 속의 달을 건질 수 없다. 거울은 나를 비춰주는 기물이긴 하지만, 내가 하는대로 그냥 따라 할 뿐이다. 육신인 너(객체)와 마음인 내(주체)가 동일체이나, 때에 따라 서로 모순을 일으키기도 하기에, 본래의 나를 확고히 잡아야 한다. 나를 몰라 부질없이 뿜어내는 물음표조차도 사라지고 마는 꿈같은 사바…”
시인 한상철은 “자연을 보고 깨달으면 그만인데, 왜 흔적을 남길까?”라고 자문하고, “선(禪)을 논하고 신선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영혼을 태웠으니 어찌 마음의 재가 남지 않겠는가?”라고 답한다.


[불교신문 2557호/ 9월12일자]
2009-09-09 오후 1:14:07 /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