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가(신선의 노래)·제4시조집

89. 신상귀(慎桑龜)

한상철 2018. 3. 4. 07:37

89. 신상귀(慎桑龜)


돌덩이 지고가다 쇠뽕밭서 조는 사이

천기(天機)를 누설시킨 두 혓바닥 죄를 물어

그 뽕을 땔감으로 써 거북이찜 맛보랴


* 어떤 사람이 임금의 약으로 쓰기 위해 거북이를 잡아 지게에 지고가다, 뽕나무밭에서 잠시 쉰다는 게 너무 고단한 나머지 그만 잠이 살짝 들었다. 잠결에 어렴풋이 들려오는 소리 난 신령한 거북이라 100년을 고아도 죽지 않는다네!” 이 말을 들은 뽕나무는 아무리 단단한 물건이라도 내 몸(나무)으로 불을 때면 안 삶아지는 게 없어?” “하 요놈들 봐라!” 짐작만 하고는 모른 척 길을 떠났다. 이윽고 궁궐에 도착 그 거북이를 3일을 삶았지만, 아닌 게 아니라 멀쩡하게 살아 있지 않나? 하도 난감해 이 궁리 저 궁리를 해봐도 묘안이 떠오르지 않다 갑자기 뽕나무 이야기가 생각나, 당장에 베어 불을 지피니 신기하게도 삶아지지 않는가? 거북이와 뽕나무는 경솔하게 입을 놀리지 않았더라면, 둘 다 살았을 턴데..뒤늦게 땅을 치고 통곡을 해봤자 돌이킬 수 없는 일? 자기가 놓은 덫에 자기가 걸려든 셈이다. 고사성어(故事成語)에는 좌중 담소라도, 늘 입조심(愼重)하라는 뜻으로 풀이한다.

* 뽕나무는 잎, 열매, 줄기, 뿌리 할 것 없이 버릴게 하나도 없는 매우 유익한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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