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린자니 산정의 깃발
새벽녘 오름길엔 랜턴 빛 반짝여도
수 만길 화구벽은 오금 저려 발 못 떼
산상에 펄럭인 깃발 속절없는 백자경(白子經)
* 린자니 산(Gunung Rinjani 3,726m);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 높은 휴화산으로, 롬복 섬의 4만 헥타르를 국가공원으로 지정했다. 등산로는 보통 셈바룬 라왕에서 올라, 세나루로 하산한다. 야영지인 표고 2,600m 지점의 팔라완가 2포인트(그 아래 200m 지점에서 귀중한 물을 구할 수 있음)에서, 일출을 노려 헤드랜턴을 켜고 새벽에 오른다. 가파른 푸석돌길이라 미끄러지기 일쑤인데다, 오른 쪽 아찔한 낭떠러지에 자꾸 신경이 쓰여 오금이 저리다. 정상은 그야말로 일망무제(一望無際)이나, 흙이 무르고 협소해 조심해야 한다. 힌두교도들이 신성시 해 달아놓은 흰 천이 펄럭인다.
* 백자경(또는 無字經); 글을 넣지 않은 경전. 즉 ‘마음으로 읽는 경전’ 아닐까?
* 롬복 섬의 조혼(早婚) 일례; 이 섬에 사는 초등생, 중학생 커플이 만난 지 4일 만에 결혼한 이유는 황당하다. 그들이 데이트 후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결혼을 했다. 이들이 속한 부족인 ‘사삭족‘이 가지고 있는, ‘데이트 후 늦게 데려다주면, 결혼해야 한다’는 관습법 때문이었다. 지난 9일 첫 데이트를 한 두 사람이 헤어진 시간이 문제가 됐다. 당시 소년 S(15)군은 오후 7시 30분에 소녀를 집에 데려다줬는데, 소녀 N(12)양의 부모가 ”해가 진 뒤 데려왔기 때문에, 결혼식을 올려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이들 부족은 해가 지면 ‘늦은 시간’으로 간주한다고 한다. 2020. 9. 17 14:41 KST 이인혜 보도. HUFFPOST 뉴스.
* 2016. 3. 10 종장 전구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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