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靑潭圖寄蔣秋吟(제청담도기장추음)
-청담도에 부쳐 가을 읊음을 격려함
홍현주(洪顯周)/조선
仁壽峰前石徑斜(인수봉전석경사) 인수봉 앞 돌길은 꾸불꾸불하고
白雲紅葉是吾家(백운홍엽시오가) 흰 구름 붉은 단풍이 바로 내 집일세
人語相聞人不見(인어상문인부견) 사람들 말소리 서로 들리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고
萬山無處不煙霞(만산무처부연하) 뭇 산은 정처 없어 안개와 노을이 끼지 않네
半榻琴書臥白雲(반탑금성와백운) 조그만 걸상의 거문고와 책에 백운봉이 드러눕고
翠岡蘿壁對朝曛(취강라벽대조훈) 푸른 산등성이와 넌출 감긴 벽을 아침저녁으로 대하네
倦起垂綸仍潄石(권기수륜인수석) 게을리 일어나 낚시 줄 드리움은 내 핑게로 인한 것이니
一輪素月鏡中分(일륜소월경중분) 둥글고 밝은 달이 거울 가운데를 가르네 (번역 한상철)
* 제 5구 백운은 ‘흰 구름’이 아니라, ‘백운봉’ 그 자체를 가리킴.
* 제 7구 수석은 침류수석(枕流漱石)의 줄인 말이다. 즉, 시내에 흐르는 물을 베개 삼고 돌로 양치질을 한다는 뜻으로, 남에게 지기 싫어 억지를 부림을 이르는 말이다.
* 이 시는 청담도 화제시로 보인다. 와운루(臥雲樓 )주변 경물로, 적취강(積翠崗), 건라벽(建蘿壁), 수륜석(垂綸石), 침수대(沈水臺), 소월담(素月潭) 등이 있다.
* 홍현주(洪顯周,1793~1865); 본관은 풍산(豊山). 자는 세숙(世叔), 호는 해거재(海居齋)·약헌(約軒). 아버지는 홍인모(洪仁謨)이며, 우의정 홍석주(洪奭周)의 아우이다. 정조의 사위이다. 정조의 둘째딸 숙선옹주(淑善翁主)와 혼인하여 영명위(永明尉)에 봉하여졌다. 1815년(순조 15) 지돈녕부사가 되었다. 문장에 뛰어나 당대에 명성을 떨쳤다. 저서로는 『해거시집』이 있다. 시호는 효간(孝簡)이다.
* 海居齋詩鈔(해거재시초) 卷一(권일)에서. 2020. 6. 25 (사) 한국산서회 조장빈 이사가 필자에게 번역을 부탁해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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