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王昭君(왕소군)/이백(당)-명시 감상 725

한상철 2020. 9. 12. 12:15

王昭君(왕소군)

            이백/당

其一

漢家秦地月(한가진지월) 한나라 진 땅에 높이 뜬 달이

流影照明妃(유영조명비) 달빛 흘려 길 가는 명비를 비쳐주네

一上玉關道(일상옥관도) 옥문관 지나는 길 한번 나서서

天涯去不歸(천애거부귀) 하늘 끝으로 간 뒤에 돌아오지 않네

 

漢月還從東海出(한월환종동해출) 한나라 달은 여전히 동해에서 뜨지만

明妃西嫁無來日(명비서가무래일) 서쪽으로 출가한 명비는 돌아오지 않네

燕支長寒雪作花(연지장한설작화) 늘 추운 연지산에 꽃처럼 눈 날리고

娥眉憔悴沒胡沙(아미초췌몰호사) 미인은 시들어 모래 속에 잠들었네

生乏黃金枉圖畫(생핍황금왕도화) 살아서 황금(돈)이 없어 초상화를 버리더니

死留靑冢使人嗟(사류청총사인차) 죽어서는 푸른 무덤으로 사람들을 울리네

 

其二

昭君拂玉鞍(소군부옥안) 소군이 옥안장을 어루만지다

上馬啼紅頰(상마제홍협) 말에 올라 붉은 뺨에 눈물 흘리네

今日漢宮人(금일한궁인) 오늘은 한나라 궁인이지만

明朝胡地妾(명조호지첩) 내일은 북쪽(오랑캐) 땅에서 첩이 되겠지

 

 

* 시제詩題를 「소군원昭君怨」으로 자료도 있다.

* 王昭君(왕소군): 이름은 장嬙, 자는 소군昭君, 어렸을 이름은 호월皓月이었다. 남군南郡 자귀(지금의 후베이성湖北省 흥산현興山縣) 사람으로 한나라 원제元帝 궁인이었으며, 흉노국의 선우單于와 결혼하여 알씨閼氏(왕) 되었다. 고대 중국의 4 미녀 사람으로 꼽힌다.

* 漢家(한가): 한조漢朝

* 明妃(명비): 왕소군을 가리킨다. 진대晉代에 문제文帝의 이름(사마 소司馬 昭) 들어있는 글자의 기휘忌諱로, 소군昭君을 명군明君으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이 때부터 왕소군을 명비明妃라고 불렀다.

* 玉關(옥관): 옥문관玉門關. 한무제가 설치한 서역으로 가는 관문이다. 옥을 수입할 때 이용하던 길에 세워진 관문이라. 이같이 불렀다. 터가 깐수성甘肅省 돈황敦煌 서북쪽에 있다. 궁문을 나타내는 말로도 쓰인다.

* 燕支(연지): 이름. 왕기王琦가 주석을 붙인 《원화군현지元和郡縣志》에燕支山一名刪丹山, 在丹州刪丹縣南五十里, 東西百餘里, 南北二十里, 水草茂美, 與祁連同(연지산은 일명 산단산이라고 하는데 단주 산단현 남쪽 오십 되는 곳에 있다. 동서가 백여 , 남북이 이십 리이다. 수초가 무성하여 아름답고 기련과 같다).”이라는 기록이 있다.

* (): ‘으로 자료도 있지만, 뜻으로는 차이가 .

* 娥眉(아미): (미녀의 가늘고 ) 아름다운 눈썹. 미인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 枉圖畫(왕도화): 왕소군이 화공에게 돈이 없어, 실제보다 훨씬 예쁜 모습으로 초상화가 그려졌는데, 때문에 왕소군이 흉노의 선우와 결혼할 궁녀로 뽑히게 되었다고 전한다.

* (청총): 왕소군의 무덤은 연중 풀이 푸른 기운을 잃지 않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 실제로는 선우單于의 정실, 후였다. 여기서는 시인이 왕소군의 처지를 더욱 처량하게 보이려는 의도적 발상이다.

* 고대 중국의 4 미녀로는 전통적으로 서시西施, 왕소군王昭君, 초선貂蟬, 양귀비楊貴妃 사람을 꼽지만, 운데 초선은 사실 허구의 인물이다. 초선은 원래 설화에 나오는 인물이었으나, 나관중羅貫中의 《삼국연의三國演義》 속에서, 완전한 형상으로 그려진 뒤, 실제 인물처럼 인식되었다. 그러나 정사인 《삼국지三國志》와 《후한서後漢書》 에서는 초선이라는 인물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다. 이들 명의 미모에 대해서는 , , 물고기, 기러기 다양한 수사가 동원되어 그 아름다움이 칭송되고 있는데, 이들 용어는 사자성어로 자리할 만큼 중국인들의 뇌리에 깊게 인식되었다.

* 침어沉魚; 춘추시대 월나라 사람이었던 서시西施가 포양강浦陽江 물가에서 빨래를 하고 있을 때, "물 속의 고기들의 그녀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고 놀라서 강물 바닥으로 들어가버렸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 낙안落雁; 서한西漢의 왕소군王昭君이 흉노 땅으로 가기 위해 사막을 지나고 있을 때, 고향을 떠나온 슬픔과 자신의 운명에 대한 비탄에 빠져 말 위에서 갖고 있던 비파로 《출새곡出塞曲》을 연주했는데, 이때 "하늘을 날아가던 기러기들이 슬픈 음악을 듣고 마치 꽃잎처럼 땅으로 떨어졌다"는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 폐월閉月; 동한東漢 말년에 초선貂蟬이 정원에서 달맞이를 하고 있었는데, 사도 왕윤王允이 볼 때는 "구름이 달빛을 가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후 왕윤은 사람들에게 "초선이 달보다 더 아름답다"는 말을 전하고 다녔다 한다.

* 수화羞花; 당조唐朝 때의 귀비 양옥환楊玉環이 정원에서 꽃을 어루만지며, 자신의 운명에 대해 비탄에 빠져있을 때, 까닭 없이 꽃들이 꽃잎을 오므리거나 꽃잎을 아래쪽으로 떨구었다. 이것을 본 궁녀들이 "양옥환의 아름다움에 부끄러워진 꽃들이 모두 고개를 숙였다"는 말을 후세에 전한다.

 

[출처] 이백 - 왕소군|작성자 들돌. 네이버 블로그 인용 수정함.(2011.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