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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회고-화순 유적지 탐방

한상철 2020. 12. 10. 12:39

경향(京鄕)의 화합과 소통! 조심스런 교류!

-'단절과 고립의 시대'일수록 이해와 아량이 필요하다. 

세속과 난국(難局)을 초월한 풍류의 사나이! 학은 학을 알아본다!

 

* 필자는 사전에 행사정보를 전혀 전달 받지 않았다. 미리 알았으면, 가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히 향민들의 환대와, 격의 없는 뒤풀이 모임과 '대화의 장'이 보람이었다.

2020. 12. 8(화) 수도권 '천만 시민 긴급 멈춤' 기간(2020. 12. 31까지)임에도 불구하고, 전라남도 화순군(和順郡)을 찾았다. 주 목적은 김삿갓 유적지를 견학하는 것이다. 화순은 예전 '호남의 산'을 등산할 때 가끔 들렀던 곳이다. 마침 14:00 부터 동복면(東福面) 구암(龜岩)리 '감삿갓 마을'에서 열리는 '제 2회 김삿갓 세계문학상 시상식'과 공연에 초대 받았기에, 몸이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불원천리(不遠千里)하고 다녀왔다. 이곳은  감삿갓 시비가 70여개 있고, 코비드19 시대가 아닐 때에는 월 3천명 정도 래왕한다고 전한다.

1. 08: 30 전철 제2호선 합정역 제8번 출구 100m 아래 '홀트 아동복지회관' 출발. 승용차 제네시스 4737 송병길(宋吉) 시인 운전. 동승자 장충렬(張忠烈, 여) 시인 겸 낭송가.

2. 10:30~ 망향휴게소-장충열 시인이 호두과자 삼.

3. 11:40~ 정읍휴게소- 해물 순두부로 아침 겸 점심 떼움. (송병길 시인 식대 부담)

4. 13:00~화순군청 옆 한정식집 '수림정' 도착. 미리 단체로 주문한 비싼 음식이라, 점심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아도, 분위기를 생각해, 먼저 자리한 일행과 같이 먹다. 배가 불러 제대로 먹지 못하다.

5. 행사장인 김삿갓 마을(구암리)로 이동(20분 소요)

6. 방랑객 김삿갓 옛 처소인 행랑채 구경하고, 모두 마스크를 쓴 채, 단체 기념사진을 찍다. 이어 원래 소유주인 지방 호족 정(丁)씨 저택 관람. "굴러온 돌(감삿갓)이 박힌 돌(정씨 가문)을 뽑아내다"로 비유.

7. 제2회 김삿갓 세계문학상 시상식 거행. 감삿갓 세계문학상 운영위원장 주광석(원주 용화사 방장 석연화, (사)한국문인협회 국제교류위원장),(사) 화순 김삿갓 기념사업회 이사장 이현채 주관. 대상은 장충렬 시인(낭송가)이 받다. 그녀는 사전에 준비해온 김삿갓 한시 칠언절구 '雪' 1을 '우리말로 풀이한 시낭송'으로 수상소감을 대신하다. 풍류상은 한상철 시조작가, 해학상은 송병길 시인이 받다. 모두 상금이 없고, 영예가 아닌 만큼, '후일를 위한 거름'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단 10만원이라도 주면, 그 동네 주민들에게 술값조로 희사(喜捨)하려는복안(腹案)이 서 있었는데, 좀 아쉽다. 주최측에서 제5회부터 향토문인과 외국인에게 시상할 계획이라 한다. 덧붙여, 지방자치단체, 지방언론, 유투버 등 보도매체가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또한 팜프렛 혹은 리프릿 등을 제작하지 않아, 뭔가 엉성한 느낌이 든다. 이현채 이사장은 앞으로 이 마을에 "역대 수상자 시비군'을 함께 세워 대내외에 홍보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 참고; 영월의 김삿갓 문학상은 상금이 1,000만원이다. 제16회 수상자는 이영춘(여) 시인이다. 심사위원장 문효치 시인.

8. 국악공연.

9. 담양군 무등산 자락(중머리재 들머리) 양현당(養賢堂, 海觀 張斗錫 기념관) 방문. 토속 막걸리(맛 좋음, 이애자 가수 찬조). 적벽주(붉은 색. 적벽도가 협찬). 두부로 뒤풀이. 필자를 포함 3인은 적벽 구경 생략하다. 외람되지만, 필자에게는 '사람을 끄는 풍류의 힘'이 있는지 몰라도, 여류국악인, 여가수 등이 주위에 몰려든다... 

10. 담양군 남면 식당 겸 커피점 '노을노들'에서 커피 마심.(18: 00 경)

11. 상행 휴게소(모름) 용변.

12. 22: 40 경 아침 출발장소 도착. 허리가 아파 도봉구 방학동 까지 택시로 이동하는 장충렬 차편 이용.

13. 23; 40 창동역 내림, 마을버스(9번) 기다림.

14. 12. 9(수) 0; 15 경 귀가. 일정 종료.

 

* 졸저 「산정무한」 송병길, 장충렬 씨에게 각 증정.

* 한시집 「북창」 이현채 씨에게 증정.

* 김삿갓 간개(簡介); 본명은 김병연(金炳淵,1807∼1863)으로, 순조7년 3월 13일 경기도 양주군 회동면에서 태어났다. 철종 14년 3월 29일 57세의 나이로 전라남도 화순군 동복면 구암리 정씨 별채에서 사망했다. 마을 동편 산록에 안장되었다가, 3년 후 영월의 차남 '익균'이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와석리 노루목으로 이장하였다. 화순의 유적지로는 적벽(赤壁), 물염(勿染) 등이다. 위 정씨 행랑채에서 6년간 더부살이 하면서, 둘째 부인을 얻고, 셋째 아들 '영규'를 낳았다 한다.

 

* 제 2회 김삿갓 세계문학상 관련 제출시

한시 오언절구 2

1.白菊(백국)

-흰 국화

 

墻下白菊笑(장하백국소) 담벼락 아래 흰 국화가 웃으니

金風偸淸香(금풍투청향) 가을바람은 맑은 향기를 훔쳐가네

蛬歌素艶爭(공가소염쟁) 귀뚜라미 노래하고 소박한 멋 다투니

月戱猶霜昌(월희유상창) 달이 놀려대도 서리(꽃)는 외려 곱다네

 

* 국화는 황국이 으뜸이다. 자생 흰 국화가 드물기도 하거니와, 1876년 강화조약 이후 서구문물을 도입하면서, 장례식에서만 쓰는 꽃이라 여겨 평소는 꺼린다. 유럽에서는 죽음을 상징한다. 그런 연유인지 몰라도, 이를 소재로 한 는 무척 드물다. 국화의 꽃말은 고결, 정조, 엄숙 등이다.

* 金風은 서풍 즉, 가을바람을 뜻한다. 만물을 살생시키는 기운을 띄고 있다. ‘상풍(商風)’이라고도 한다.

* 素艶흰 색의 고움또는, ‘소박한 색의 고움, 아름다움을 뜻해, 국화꽃 그 자체를 말한다. 화제(畵題)로 많이 쓰인다.

* 나는 질풍경초(疾風勁草)는 되지 못할지언정, 적어도 흰 국화처럼 살고 싶다.

 

2. 砲聲覺夢(포성각몽)

-야포소리가 꿈을 깨움

 

秋曉聞砲聲(추효문포성) 가을 새벽에 들리는 야포소리

間歇吐轟音(간헐토굉음) 드문드문 토하지만 요란하군요

勞工溺甘夢(노공닉감몽) 노동자는 단꿈에 빠져 있는데

突然奪枕衾(돌연탈침금) 갑자기 베개와 이불을 뻬앗아 가군요

 

* 압운; 音 衾

* 3구 중 '甘夢'은 김병연(조선/김삿갓))의 오언율시 자영(自詠)에 나온다.

* 휴일 새벽에 들리는 의정부 근처 군부대의 야포 사격훈련 소리는, 밤늦게 귀가한 근로자의 단잠을 깨운다.

* 힘 있고 가진 자들이여! 서민의 소박한 꿈을 빼앗지 말아주오...

 

3. 정격 단시조 1수(수상작)

김삿갓 묘에서

 

참나리 소반에다 산을 잘게 썰어와

고수레 한 점 뿌려 난고(蘭皐) 재치 불러올까

섬뜩한 외줄칼날 위 남사당이 춤추고

 

* 마대산(馬垈山 1,052m); 강원도 영월. 산 남쪽 옥동리 곡동천 위에 김삿갓 묘와 그의 시비군(詩碑群)이 있다. 능선에는 참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 고수레; 사람들이 산이나 들에서 음식을 먹기 전에 먼저 토지신이 잡수시도록 "고수레" 한번 외치면서 음식 술 등을 던지는 주술행위이다. 정확한 유래는 따로 있으나, 지면관계로 생략한다. 짐승, 들짐승 혹은 벌레들에게 배려한다는 뜻에서 분명 좋은 의식임에는 틀림없다.

* 난고(蘭皐); 방랑 천재시인 김삿갓(본명 金炳淵)의 호. 풍자적이면서도, 때로는 외줄 위에 춤추는 광대마냥 섬뜩한 재치로 만인의 심금을 울렸던 언어의 마술사였다. 순조 7년에 출생하여 57세를 일기로 불운한 생을 마감한 아까운 인물이다.

 

* 한상철 수상 축하 한시(칠언절구)

적벽화순(赤壁和順)

      인산(仁山) 이세규(李世圭)

赤壁洞天上甕城(적벽동천상옹성) 적벽의 경승지 위에는 옹성산

層巖滄浪碧晴明(층암창랑벽청명) 층암의 창랑 푸르러 시원하다

半山金笠訪勿染(반산김립방물염) 반산과 감삿갓 물염을 찾았고

周遊八道唱正評(주유팔도창정평) 팔도를 돌며 정평을 읊었다네

* 반산은 풍류시조인 한상철의 호이다.

 

* 장충열 시인이 낭송에 편하도록, 풀이를 고친 김삿갓 한시 원문(칠언절구)  

雪(설)

- 눈

           김병연(金炳淵)/조선

天皇崩乎人皇崩(천황붕호인황붕) 천황씨(옥황상제)가 죽었을까 인황씨(임금)가 죽었는가

萬樹靑山皆被服(만수청산개피복) 온갖 나무와 푸른 산은 모두 상복을 입었네

明日若使陽來弔(명일약사양래조) 내일 만일 태양(햇님)이 문상 온다면

家家詹前淚滴滴(가가첨전루적적) 집집마다 처마 앞에서 눈물 뚝뚝 흘리리 (번역 한상철)

 

* 식전 국악공연 출연자와 함께. 지방도 방역지침 2단계로 참가인원이 제한되었다. 광주, 화순, 담양 문화예술관계자. 바람이 불고 날씨가 춥다.

 

 시상식후 축하공연 부채춤 4인.

 

 * 양현당에서 뒤풀이. 토속 막걸리, 굴김치, 두부가 참 맛있다. 적벽도가에서 적벽주(비트로 만듬)를 선물로 내놓다. 

 

화순 제1의 음식점 수림정(대표 박정덕, 010-2604-6105, 061-374-6560) 가격표. 여종업원이 친철하다. 남도의 구수한 사투리가 구미를 돋운다.

 

상패. 향나무로 제작. 너무 크고 무겁다. 어치피 상징적이라면, 손바닥 크기 정도의 가벼운 목제품이 어떨까? 

 

* 마스크 쓰기를 강요 받고, 상금이 없어 좀 서운하다. 당초 2020. 4. 26 시행키로 잡혀 있으나, 코비드19 확산으로 미루었다. "해를 넘길 수 없어, 역질이 만연한 가운데서도 강행한다" 는 주최측 설명이다. 가운데 주광석 운영위원장, 우측 이현채 이사장. 사진 송병길 카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