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訪何茂恭於南湖作三絶句(방하무공어남호작삼절구)/유양능(남송)-명시 감상 1,691

한상철 2022. 3. 4. 14:55

訪何茂恭於南湖作三絶句(방하무공어남호작삼절구) (其一)

-하무공을 방문해 남호에서 삼절구를짓다

 

      喩良能(유양능/南宋)

十里相望烟樹(십리상망연수) 십 리에 걸친 안개 낀 나무와 서로 바라보는데

旬月不絶籃輿(순월부절남여) 열흘이고 달포고 고관들의 가마가 끊이지 않네

漱石枕流戱綵(수석침류희채) 억지춘향 재롱으로라도 어버이를 즐겁게 하며

浮家泛宅南湖(부가범택남호) 남호에서 배를 집 삼아 유유자적 살리라

 

- 旬月: 열흘이나 달포쯤. 

- 籃輿: 주로 산길에 쓰이는 덮개가 없고 의자같이 생긴 가마. 대를 엮어서 만들었으며 관리들이 주로 탔다. 

- 漱石枕流: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 삼는다"고 잘못 말하고서도 옳다고 억지로 꾸며 대는 행위. 남에게 지기 싫어하거나 승부욕(勝癖)이 지나쳐서 마구 우겨대는 경우를 말한다. 견강부회(牽强附會)·아전인수(我田引水궤변(詭辯) 등이 비슷한 뜻의 단어로 쓰인다. 서진(西晉) 초 사대부들 사이에는 세속적 명리(名利)를 하찮게 여기고 노장(老莊)의 철리(哲理)를 존숭하여 담론하는 이른바 청담(淸談)이 유행했다. 당시 젊은 선비였던 손초(孫楚)도 죽림칠현(竹林七賢)처럼 속세를 떠나 산림에 은거하기로 결심하고 친구인 왕제(王濟)에게 의중을 털어놓았다. 이때 "돌을 베개 삼고, 흐르는 물로 양치질하는 삶을 살고 싶다"(枕流漱石)고 말해야 할 것을, 거꾸로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로 삼겠다"(漱石枕流)고 잘못 말해 버렸다. 王濟가 웃으며 실언임을 지적하자 자존심 강한 孫楚는 이렇게 둘러댔다. "흐르는 물을 베개로 삼겠다는 것은 옛날 은사(隱士)인 허유(許由)와 같이 쓸데없는 말을 들었을 때 귀를 씻기 위해서이고, 돌로 양치질한다는 것은 이를 닦기 위해서라네." 진서(晉書) <손초전(孫楚傳)>에 나온다. 

- 戱綵: 희채오친(戱綵娛親). "일부러 채색 옷을 입고 어버이를 기쁘게 해드린다"는 뜻으로 부모를 즐겁게 하려는 자식의 효성어린 행동을 나타낸 표현이다. 춘추시대 초()나라 은사 노래자(老萊子)가 일흔 살에 어버이 앞에서 때때옷을 입고 재롱을 부렸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채의오친(彩衣娛親)이라고도 한다. 

- 浮家泛宅: 배를 집으로 삼아 물 위를 떠돌며 사는 생활. 선상(船上) 생활을 하며 정처 없이 떠다니다. 

- 南湖: 현재 절강(浙江)성 소흥(紹興)에 있는 감호(鑒湖), 일명 경호(鏡湖).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해수 경해에서 인용 수정(2022. 3. 4)

 

* 청말근대 금성 ( 金城 ) 의  < 부가범택 ( 浮家泛宅 )> ( 設色絹本 , 168×48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