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西施詠(서시영)/왕유(당)-명시 감상 2,329

한상철 2024. 3. 31. 09:14

西施詠(서시영)

-서시를 읊다

 

      王維(왕유)/당​

艶色天下重(염색천하중) 미색을 천하가 중히 여기니

西施寧久微(서시녕구미) 서시가 어찌 오랫 동안 한미하리오

朝爲越溪女(조위월계녀) 아침에는 월나라 개울가 여인이더니

暮作吳宮妃(모작오궁비) 저녁은 오나라 궁궐의 왕비가 되었네

賤日豈殊衆(천일기수중) 미천한 날에는 뭇 여인과 어이 다르겠는가

貴來方悟稀(귀래방오희) 귀하고 나서야 바야흐르 드문 미녀인 줄 알았네

邀人傅脂粉(요인부지분) 시녀를 불러 분단장을 시키고

不自著羅衣(부자저라의) 비단 옷도 혼자 입지를 않네

君寵益嬌態(군총익교태) 임금이 총애하니 교태는 더해지고

君憐無是非(군련무시비) 군주가 아껴주니 옳고 그름이 없네 (10)

當時浣紗伴(당시완사반) 당시에 빨래하던 때의 동무들은

莫得同車歸(막득동거귀) 함께 수레 타고 돌아올 수 없다네

持謝鄰家子(지사린가자) 이웃 여인에게 권하노니

效顰安可希(효빈안가희) 찡그려 흉내 낸다고 어찌 총애를 바랄 수 있겠나(14) (번역 한상철)

* 제 13, 14구 보충 해설; ‘謝’(사)는 알려주는 것이다. 예전에는 남녀 모두 ‘子’라고 하였다. ‘效顰(효빈)’은 《莊子》 〈天運〉에, “서시는 가슴앓이 병이 있어 찡그렸는데, 마을의 추녀가 그것을 보고, 아름답게 여겨, 돌아가서는 자신도 가슴을 잡으면서 찡그렸다.[西施病心而矉 其里之醜人 見而美之 歸亦捧心而矉]”라고 하였다. 후에 서시에 대비되는 추녀를 ‘東施’라 하여, 쓸데없이 남의 흉내를 내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거나, 남의 단점을 장점인 줄 알고 본뜨는 것을 비유하여, ‘東施效顰(동시효빈)’이라고 하였다. ‘希’는 총애를 얻기 바란다는 뜻이다.

* 서시와 배경(시쓰, 西施, 생몰년 미상); 고대 중국 4대 미녀 중 한 명으로, 본명은 시이광(스이광, 施夷光)이다. 중국에서는 서자(시쯔, 西子)라고도 한다. 기원전 5세기(춘추시대 말기)의 사람이다. 현재의 저장 성 사오싱 주지 시 출신이다. 월왕 '구천'이 오왕 '부차'와의 전쟁에서 패배하자, 참모 '범려'의 전략에 따라, 패전 처리에 대한 공물로, 부차의 여인이 된다. 그 녀가 부차에게 총애를 받자, 부차의 후궁 '위희부인'이 그를 질투하여, 한 때 남몰래 제각(除却)하려 했던 적이 있었다. 서시에 빠진 부차는 "월나라를 끝까지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던 오자서를 죽이면서까지, 월나라 경계에 소홀하게 되고, 결국 국력을 키운 월나라에게 패망하게 된다. 오나라가 패망한 뒤의 서시는 월왕 구천의 후궁이 되어 총애를 받지만, 구천의 정부인인 '월부인'에게 비밀리에 제거 당한다.

* 다음카페 칭다오 한국인 도우미 마을(칭도마) 북경노인 인용 수정.(2023.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