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青蘿(북청라)
-북쪽의 푸른 이끼
李商隱(이상은)/당
殘陽西入崦(잔양서입엄) 남은 해가 서쪽 엄자산으로 들어갈 때
茅屋訪孤僧(모옥방고승) 띠집에 사는 외로운 스님을 방문하네
落葉人何在(락엽인하재) 낙엽은 지는데 사람은 어디에 있는지
寒雲路幾層(한운로기층) 가을 구름만 길가에 몇 겹이나 쌓였네
獨敲初夜磬(독고초야경) 스님 홀로 황혼 무렵 종경을 치다가
閑倚一枝藤(한의일지등) 한가롭게 등나무 지팡이에 몸을 기대네
世界微塵裡(세계미진리) 대천세계는 티끌 속에 있는 법인데
吾寧愛與憎(오녕애여증) 내 어찌 사랑하고 함께 미워하겠는가 (번역 한상철)
[通釋] 남아 있는 석양이 서쪽 엄자산(崦嵫山)으로 들어갈 때, 나는 외로운 스님 한 분을 뵈러 띳집을 방문한다. 낙엽은 지고 있는데. 사람은 어디에 가고 없는가? 길에는 가을 구름이 몇 겹이나 쌓여 있다. 그는 홀로 황혼 무렵 종경(鐘磬)을 치다, 한가한 틈에 등나무로 만든 지팡이에 기대 선다. 대천세계는 결국 티끌 속에 있는 것이니, 내 어찌 사랑하고 또 미워하면서 이 마음을 괴롭힐 필요가 있겠는가?
역주 1 北靑蘿(북청라) : 의미가 불분명하다. 시에서는 외로운 스님이 거처하던 곳으로 해석된다.
역주 2 崦(엄) : 해가 저무는 곳이다. ≪廣韻(광운)≫에 “崦(엄)은 崦嵫(엄자)이다. 산 아래에 우천이 있는데 해가 그곳으로 진다.[崦崦嵫 山下有虞泉 日所入]” 하였다.
역주 7 世界微塵裏(세계미진리): 여기서의 ‘世界’는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Trisāhasramahāsāhāsro locadhātu)이다. 이는 대천세계(大千世界)가 모두 미진(微塵) 속에 있다는 말이다. ≪法華經(법화경)≫에 ‘비유하자면, 온갖 책, 온 세상의 모든 일이 먼지 속에 있다.[譬如有經卷 四書三千大千世界事 全在微塵中]’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인용한 구절이다.
* 원문출처; 北青蘿 / 作者:李商隱 本作品收錄於:《唐詩三百首》 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 네이버블로그 안분지족에서 인용 수정.( 2022.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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