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베이스캠프의 뒷간
펄럭인 기폭(旗幅) 안엔 해마가 꿈실거려
무지렁이 이 몸 대신 바람이 경 읽었기
설은(雪隱)에 들고자 하나 초원 온통 지뢰밭
* 등정 실패 후 이튿날 산에는 폭설이 내렸고 , BC(등반 전초기지. 흔히 베이스캠프라 한다)에도 눈발이 날려 마음이 착잡한 가운데서도 한편은 잘 되었다 싶어 편안한 마음으로 대변을 보려했으나, 그 넓은 초지에서도 마땅한 장소가 영 눈에 띄지 않으니...
①기폭; 타루초 즉 티벧 불경을 새겨 달아놓은 오색천. 천이 펄럭이면 바람이 대신 경을 읽어준다고 믿고 있다. 명소나 신성한 곳, 산 정상등에 돌을 쌓아 몇 개 혹은 수십 개씩 달아둔다. 티베트 글자는 꼭 해마(海馬) 같다..."옴마니 반메훔"-연꼭 속의 보석이여 영원하소서.
② 설은; 뒷간 즉 변소를 이름. 설봉선사가 뒷간을 청소하다가 크게 깨달은 고사에서 온 말. 한국; 통시, 측간, 정랑, 정방(淨房), 화장실, 뒷간, 변소, 해우소(절).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지하철). 몸무게를 줄이는 곳(지하철). 오곡이 윤회하는 곳(절). 중국; 세수간, 측간, 측소, 위생간. 일본; 변소, 데아라이(손 씻음). 영어권; 토일렛, 레스트 룸, wc 등.
* 산이나 들에서 아무렇게나 큰 것을 보는 것을 산꾼들은 "지뢰를 매설한다"라고 재미있게 표현한다.
촉중천리 第 7題 ; 졸저 해외 산시조집 <山情萬里>에서.
'4.산정만리·산악시조 제3집(세계1)'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 뭉크하이안 山-몽골 8제 (0) | 2006.08.21 |
---|---|
18. 보호색의 묘정(妙情)/촉중천리 8제 (0) | 2006.08.02 |
16. 야라설산(雅拉雪山)/촉중천리 8제 (0) | 2006.06.19 |
15. 호반 야경/촉중천리 8제 (0) | 2006.06.12 |
14. 와룡표류의 홍엽/촉중천리 8제 (0) | 2006.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