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호반 야경
가객의 단소 소리 솔부엉이 잠재우고
옥파(玉波) 위 밀려오는 반달을 건질 제에
별밤을 태운 모닥불 크리스탈 불똥 튄다
* 야라설산 베이스캠프가 있는 야라 호수 초지(표고 4,200m) 에서 모닥불을 피우며, 야경을 즐기는 정취. 일행 중 누군가 부는 단소 소리는 너무나 애잔하여 호수 좌우 거벽에 사는 부엉이 한 쌍이 부르는 '사랑가' 마저 빼앗아 가버린다. 풍향이 수시로 바뀌는 통에 이리저리 튀다 꺼지는 불똥은 눈을 맵게 하지만, 마치 가까이 내려온 별들이 명멸하듯 다정한 정감을 준다. 바람결에 밀려오는 수면 위의 달까지 건져보라!
* 《농민문학》 제113호(2020년 가을호) 특집 '모닥불, 화톳불' 시조 1수.
* 촉중천리8제 중, 제 5제.
* 졸저 <산정만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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