別東林寺僧(별동림사승)
-동림사 스님과 헤어지며
이백/당
東林送客處(동림송객처); 동림사에서 손님 배웅하던 곳
月出白猿啼(월츨백원제); 달 뜨고 흰 원숭이 우네
笑別廬山遠(소별여산원); 여산에서 멀리 나와 웃으며 헤어지니
何煩過虎溪(하번과호계); 어찌 호계 지남을 성가셔 하리
* 동림사는 중국 여산 제일의 명찰이다.
* 글과 그림 모두 지인의 다움 블로그 '청경우독' 완이락지 (2006.11.03) 에서 인용.
* 송(宋)나라 때의 화승 석각(石恪)의 <호계삼소도(虎溪三笑圖)>. 선통제가 어람한 명화다.
- 호계삼소도(虎溪三笑圖)는 유생(儒生: 유교의 陶淵明)과 화상(和尙, 불교의 慧遠), 도사(道士, 도교의 陸修靜)가 함께,
한바탕 크게 웃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송(宋)나라 진성유(陣聖兪)의 <여산기(廬山記)>에 이런 얘기가 전한다.
동진(東晉) 때 여산(廬山)의 고승 혜원은 유교로 시작하여, 노장(老莊)의 도를 닦았다.
20세가 넘어서는 출가해 여산에 동림정사(東林精舍)를 열고, 불교역경(佛敎譯經)에 전념했다.
또한 뜻을 같이 하는 인사들을 모아, '백련사(白蓮社)'라는 결사를 조직했다.
그는 평소 '影不出山 跡不入俗'(그림자는 산을 나서지 않고, 발자취는 속세에 물들지 않는다)라는 글을 골라 걸어두고 있었다.
동림정사 아래로 '호계(虎溪)'라는 냇물이 흐르고 있었다. 찾아온 손님이 돌아갈 때면, 늘 이곳 호계까지 따라나와 인사하고 전송했다.
결코 내를 건너는 일이 없었다.
어느 날 유학자요 시인인 도연명(陶淵明)과 도사인 육수정(陸修靜)을 전송하다가, 이야기에 몰두해서 호계를 넘고 말았다.
나중에 이런 사실을 깨달은 세 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한바탕 가가대소(呵呵大笑)했다고 한다.
동림사(東林寺)는 여산(廬山) 제일 명찰(名刹)로 뒤로 동림산에 의지하고, 남쪽으로 여산을 바라보고 있다.
지금 강서(江西)성 북부(北部) 구강(九江)시 여산(廬山) 서쪽 기슭(西麓)에 있다.
지금도 동림사에는 삼소당(三笑堂)이 있으며, 호계교(虎溪橋) 옆에는 돌로 만든 호랑이가 엎드려 있다.
- 북송(北宋)시대 천태종의 법사인 고산지원(孤山智圓)은 ≪삼소도찬병서(三笑圖贊幷序)≫에서,
동진(東晋)의 여산혜원(廬山慧遠)이 진제(晉帝) 환현(桓玄)에게 보낸 "호계로써 경계를 삼았지만,
육수정, 도연명을 송별함에 호계를 지났다"('以虎溪爲溪' 而送道士陸修靜 儒者陶淵明 '則過之矣')고 한 대목에 크게 감탄한 바 있다.
이어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불교, 도교, 유교의 종지는 본래 융섭하여, 그루터기를 지키면 막히고, 통발을 잊으면 통한다.
거스름 없는 교유는 오직 세 사람에게 있으니, 그 종지는 비록 다르나 마음은 같은 것이다.
큰 것을 보고, 작은 것을 잊으니 호계를 지난 자취가 있으며, 서로 돌아보고 웃으니 즐거움이 그 가운데에 있다
"(釋道儒宗 其旨本融 守株則塞 忘筌乃通. 莫逆之交 其惟三公 厥服雖異 厥心惟同. 見大忘小 過溪有? 相顧而笑 樂在其中)고 했다.
그러나 虎溪三笑의 고사는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유·불·도(儒·佛·道) 삼교(三敎)의 합일(合一)과 융섭(融攝)을 주장하려는 후세의 가필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고사에 등장하는 세 사람의 생몰시기만 비교해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혜원(慧遠: 334∼416)과 도연명(陶淵明, 365∼427년)은 각각 동진 때의 인물이고, 육수정(陸修靜, 406-477)은 유송(劉宋)시대를 산 사람이다.
나이가 가장 많은 혜원이 입적했을 때, 상대적으로 가장 젊은 육수정은 겨우 10살이 된다. 그러므로 세 사람이 한 자리에서 만났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실제로 육수정이 여산에 처음 도착한 것은, 원가(元嘉, 424-453) 말년이었다고 한다. 이 때는 혜원이 입적(入寂)한 지 30년이 지난 시점이다.
도연명도 죽은지 20년이 흐른 뒤였다.
'14.명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獨夜(독야)/한용운(한국)~물 건너 다듬이질- 명시 감상 163 (0) | 2014.11.03 |
---|---|
與夢得沽酒閑飮且約後期(여몽득고주한음차약후기)/백거이(당)~명시 감상 162 (0) | 2014.10.25 |
黃鶴樓送孟浩然之廣陵(황학루송맹호연지광릉)/이백~명시 감상 160 (0) | 2014.09.04 |
貧女(빈녀)/진도옥(당)~남 좋은 일만 -명시 감상 158 (0) | 2014.08.14 |
曲江 二首(곡강 이수)/두보(당)~인생칠십고래희-명시 감상 159 (0) | 2014.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