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夜(독야)
-홀로 지낸 밤
한용운/ 한국 근대
天末無塵明月去(천말무진명월거) : 끝없는 하늘자락으로 밝은 달은 지고
孤枕長夜聽松琴(고침장야청송금) : 외로운 베게에 긴 밤 들려오는 솔바람소리
一念不出洞門外(일념부출동문외) : 생각 하나로 동문 밖을 나서지 못해
惟有千山萬水心(유유천산만수심) : 오로지 수많은 산과 물을 함께하는 마음일 뿐
玉林垂露月如霰(옥림수로월여산) : 고운 숲에 내린 이슬은 달빛에 흩어지는 싸락눈 같은데
隔水砧聲江女寒(격수침성강녀한) : 물 건너 다듬이질 소리 내는 강가 여인은 춥네
兩岸靑山皆萬古(양안청산개만고) : 양 언덕 푸른 산은 모두 그대로이니
梅花初發定僧還(매화초발정승환) : 매화꽃 처음 필 때면 정녕 이몸(중) 돌아오리 (번역 한상철)
* 韓龍雲(한용운 1879 ~ 1944년)은 한국의 시인, 승려이자 독립운동가. 호는 만해(萬海)이다. 일제에 대한 저항으로, 집을 조선총독부 반대 방향인 북향으로 지었고, 식량 배급도 거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 감상; 빼앗긴 조국의 해방을 염원하는 시가 아닐까 한다. 한글 시 '님의 침묵'과 쌍벽을 이룰 만한 명시다. 침탈 당한 비운을 은유한 경련(제 5, 6구)이 일품이고, 수시(修辭)가 고아하다.(필자 주)
* 2014.11. 02 저녁 지인의 다움 까페 '한시 속으로'에서 전자우편으로 부쳐왔는데, 매끄럽지 못한 풀이는 고침.
* 멀리 왕산을 온통 감싼 짙은 새벽 운해. 사진은 2014. 11. 01 다움 블로그 '지리산 소담산방'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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