幽居(유거) 四首 中 第 四首
-그윽한 집
장혼(張混, 1759~1828)
寂寂揜門城市賖(적적엄문성시사) 적적해 문 닫고 지내니 저자는 멀어
晴牕時復讀南華(청창시부독남화) 맑은 창에서 때때로 남화경(장자)을 읽노라
年來謝客貪看竹(년래사객탐간죽) 근년 들어 손님 끊고 대 돌보느라 정신 팔려
秋後忘餐事採花(추후망찬사재화) 가을 이후는 끼니도 잊고 꽃 따는데 매달리네
藥餌何曾休白髮(약이하증휴백발) 약 먹는다고 느는 백발을 어이 멈추랴만
詩書終不救貧家(시서종부구빈가) 시책을 읽어도 가난은 끝내 구제할 수 없다네
堦南擬種靑桐樹(계남의종청동수) 양지 바른 섬돌 밑에 푸른 오동나무 심어
贏得新陰滿院斜(영득신음만원사) 뜰안 가득히 산뜻한 그늘을 드리우고 싶네 (번역 한상철)
* 장혼; 한양(漢陽) 도성의 서쪽 인왕산(仁王山) 밑에 살았다. 자신이 사는 집의 정취(情趣)를 읊은 4수의 연작시 가운데 마지막 수이다. 그는 중인(中人) 출신으로, 어려서 개에 물려 다리를 절게 되었는데, 이에 굴하지 않고 글공부에 매진하여 글을 가르치는 일로 살았다. 이후 32살에 처음으로 책을 인쇄하는 감인소(監印所)의 사준(司準)이라는 종8품 말단 벼슬을 받아 교정(校訂)하는 일을 했다. 정조 임금으로부터 칭찬을 받을 정도로 솜씨가 뛰어나다고 정평(定評)이 나, 58살까지 종사하다 물러났다고 한다.
* 한국고전번역원 자료를 인용해, 필자가 풀이를 일부 수정함. 출처; 『이이엄집(而已广集)』 권7 「그윽한 집(幽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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