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自從行(자종행)/이몽양(명)-명시 감상 876

한상철 2020. 12. 9. 16:05

自從行(자종행)

-스스로 따른 노래

 

      이몽양(李夢陽/明)

自從天傾西北頭(자종천경서북두) 하늘은 스스로 서북쪽으로 기울고

天下之水皆東流(천하지수개동류) 천하의 물은 모두 동쪽으로 흐르네

苦言世事無轉倒(고언세사무전도) 세상일에 쓴 소리하니 뒤바뀜이 없고

竊鉤者誅竊國侯(절구자주절국후) 허리띠 고리 훔친 자는 죽임을 당하지만 나라를 훔친 자는 제후가 되지

君不見(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 하였는가

奸雄惡少椎肥牛(간웅악소추비우) 간사한 영웅과 불량한 아이가 살찐 소 잡는 것을

董生著書翻見收(동생저서번견수) 동중서는 책을 썼지만 뒤집은 견해를 거두었고

鴻鵠不如黃雀啅(홍곡불여황작탁) 큰 기러기와 고니는 참새의 지저귐만 같지 않음을

盗蹠之徒笑孔丘(도척지도소공구) 도척의 무리가 공자를 비웃으니

我今何言君且休(아금하언군차휴) 내 지금 그대에게 무슨 말을 하고 그만 두겠는가 

 

- 自從: 스스로 따름, 스스로 복종함. 이래(부터, 에서).

- 竊鉤: 彼竊鉤者誅 竊國者爲諸侯(피절구자주, 절국자위제후)라는 말이 있다. "허리띠 고리를 훔친 자는 목이 달아나지만, 나라를 훔친 자는 제후가 된다"는 뜻이다. 장자(莊子) <거협편(胠篋篇)>에 나온다.

- 惡少: 불량소년.

- 董生: 서한(西漢) 때의 유학자 동중서(董仲舒). 천인감응론(天人感應論)에 입각해 재이지기(災異之記)라는 책을 지었다. 사람의 잘못이 결국 천재지변을 부른다는 경고(災異說)를 담은 저술이다. 나중에 조정에 대한 불만을 풍자했다 하여, 천자로부터 죄를 받고 일절 재이(災異)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 盗蹠之徒笑孔丘: http://blog.daum.net/songchen/2596583 참조.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에서 인용 수정(2020. 12. 9)

 

* 청대(淸代) 임훈(任薰)의 <화조(花鳥)> 대병(對屛) (設色絹本, 37×46cm×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