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쟁이 직박구리는 나무로 부터 먹이를 얻고, 반대급부로 음악(다소 시끄럽지만)을 선사한다...
2021. 1. 27(수) 날씨가 좀 풀렸다. 09: 15 경 당 아파트 입구 우측 돌감나무에 언 감을 따먹으려, 동네 직박구리가 다 모였다. 약 20 마리가 인근 나무 위에서 온갖 수다를 떨며, 교대로 먹이를 취한다. 삭막한 겨울 아파트 경치에 그나마 운치를 불어넣는다...28일에도 이어지다.
* 졸작 한시(오언절구)와 정격 단시조 각 한 수씩 올린다.
1. 한시-북창
1-38. 鹎喃(비남)
-직박구리의 수다
早朝行導引(조조행도인); 이른 아침 기체조를 하는데
飛來一鹎語(비래일비어); 날아온 직박구리 한 마리 말인즉
莫信政客辯(막신정객변); 정치인 말 믿지 말라 하곤
喃喃後飛去(남남후비거); 잔뜩 수다 떨다가 날아가네
* 압운; 語 去
* 導引; 도가에서 말하는 호흡법, 기체조 등 일종의 양생술. 요가 비슷하다. 喃; 재잘거리다. 수다 떨다.
* 중국과 일본에서는 직박구리를 비(鹎) 자로 쓰나. 우리는 쓰지 않는다. 유사어로 백두옹(白頭翁)이 있긴 하나, 그것은 할미새에 가깝다.
* 우리는 누가 누구의 흉을 본다는 말인가? 고자질하는 직박구리 녀석(언론 등) 도 믿을 게 못되는 데...
* 졸저 한시집 『北窓』 제48면.
2. 정격 단시조-무주구천동33경 중 제18경-명승보
제18 경. 청류동(淸流洞)
흐른 물 수정이니 일순간 초점 흐려
미끄러진 너래바위 엉덩방아 찢는 녹수
참견한 직박구리는 수다 백 섬 떤다네
* 사자담과 비파담을 잇는 0.2km 구간의 계곡이다. 계곡바닥이 온통 암반으로 깔려, 그 위를 미끄러지듯 흐르는 맑은 물이 주변의 수림에 어우러져 선경을 빚어낸다.
* 졸저 「명승보」제1-4번 무주구천동33경(35면).
* 언 감을 파먹는 직박구리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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