冬晩對雪憶胡居士家(동만대설억호거사가)
-겨을 저녁 눈을 대하며 호거사 집을 생각하다
왕유(王維/唐)
寒更傳曉箭(한경전효전) 추운 밤 경점은 동틀 무렵을 알리고
淸鏡覽衰顔(청경람쇠안) 맑은 거울로 쇠약한 얼굴 비춰보네
隔牖風驚竹(격유풍경죽) 창 너머 바람은 대나무를 놀라게 하고
開門雪滿山(개문설만산) 문을 여니 눈이 산에 가득하네
灑空深巷靜(쇄공심항정) 눈발 날리는 깊은 골목길은 고요한데
積素廣庭閑(적소광정한) 흰 눈 쌓인 널찍한 뜰은 한가롭기만 하네
借問袁安舍(차문원안사) 원안이 살던 집 어딘가 스스로 물어보고
翛然尙閉關(소연상폐관) 유연히 문은 아직 닫혀 있다고 자답하네
- 寒更: 추운 밤의 경점(更點). 更點이란 옛날 하룻밤을 다섯 토막으로 나누던 시간 단위. 하룻밤은 오경(五更)으로 나뉘며, 1更은 다시 오점(五點)으로 나뉘었는데 이를 更點이라 했다. 매 更에는 북(鼓)을, 매 點 때에는 징(鉦)을 쳐서 시간을 알렸다.
- 曉箭: 동틀 무렵에 물시계의 (화살처럼 생긴) 바늘이 가리키는 시각.
- 積素: 적설(積雪).
- 翛然: 빠른 모양, 사물에 얽매이지 않는 모양, 융통자재(融通自在)스러움, 허둥지둥하는 모양.
- 袁安: ☞ http://blog.daum.net/songchen/15712152 참조.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완이락지에서 인용 수정함(2021. 2. 8)
* 명대(明代) 성무엽(盛茂燁)의 <설산도(雪山圖)> (1633年作, 設色絹本, 145×5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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