寄天倪子(기천예자)
徐世隆(서세륭/元)
父居鄆府有牛膝(부거운부유우슬) 아비가 사는 운주부에는 쇠무릎이 있고
子倅泰山無鹿茸(자쉬태산무록용) 아들이 수령으로 있는 태산에는 녹용이 없네
寄與天倪憐老病(기여천예련로병) 천예에 이바지하여 늙고 병듦을 가엽게 여기나니
足痿手戰更頭風(족위수전경두풍) 족위와 수전에 더하여 두풍이 있음에랴
☞ 徐世隆(서세륭/元), <寄天倪子(기천예자)>
- 鄆: 춘추(春秋)시대 노(魯)나라의 고을(邑) 이름. 현재 산동(山東)성 가택(渮澤)시 운성(鄆城)현. 명대(明代) 사대기서(四大奇書)의 하나인 ≪수호전(水滸傳)≫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 牛膝: 비름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牛莖). `소의 무릎`과 비슷하게 생겼다 하여 쇠무릎으로 불린다. 명(明)나라 때 작가 풍몽룡(馮夢龍)이 지은 ≪광소부(廣笑府)≫ (卷三)에 이런 얘기가 실려 있다. 어떤 약방 주인이 외출하면서 아들에게 점포를 지키도록 했다. 손님이 와서 쇠무릎(牛膝)과 계조(鷄爪)를 사러왔다고 했다. 그 아들이 어리석고 둔하여 두루 찾았지만 찾지 못했다. 이에 집안의 부림소(耕牛) 다리 한 짝과 닭 발 두 개를 잘라 손님에게 주었다. 鷄爪는 단풍나무(唐丹楓) 뿌리껍질과 가지. 계조축(鷄爪槭)이라고도 한다. 牛膝과 鷄爪는 둘 다 무릎 관절염으로 고생할 때 물에 넣고 달여 복용하면 효과를 보는 한약재다. 무지한 아들이 이름만 듣고 어림짐작으로 엉뚱한 물건을 내준 것이다. 이로부터 牛膝鷄爪는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하면서 글자만 보고 대충 뜻을 짐작하는`(望文生義) 무식쟁이를 풍자하는 말이 되었다.
- 倅: 목사(牧使)ㆍ부사(府使)ㆍ군수(郡守)ㆍ현령(縣令) 등 한 고을의 수령.
- 天倪: 자연의 조화. 자연의 분수(分際). 자연의 작용.
- 足痿: 발의 근육이 연약해져 잘 걷지 못하는 증상(痿症)의 하나.
- 手戰: 손이 떨리는 증상(手顫症).
- 頭風: 두통이 낫지 않고 오래 계속되면서 때에 따라 아팠다 멎었다를 반복하는 증상. 이에 반해 병이 발병한 지 얼마 되지 않고 증상도 깊지 않은 것을 두통(頭痛)이라 한다.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에서 인용 수정(2022. 9. 1)
* 작가미상의 옛 중국화 < 수호엽자 ( 水滸葉子 )> 경심 ( 鏡心 ) ( 紙本 , 29×49c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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