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秋(신추) 2首
-초가을
李荇(이행)/조선
1.
薄晩新秋色(박만신추색) 저녁 어스름 물드는 초가을 빛이라
殊方久客情(수방구객정) 머나먼 타향에 오래된 나그네 정이라네
蟬聲高樹靜(선성고수정) 매미 소리 높았던 나무는 고요해지고
螢火遠林明(형화원림명) 반딧불 빛은 먼 숲에서 밝아지네
文字三生誤(문자삼생오) 문장과 글자로 전생 후생 현생을 그르치고서
功名一笑輕(공명일소경) 공과 이름은 한 번 웃음으로 가볍게 여기노라
鹿門他日約(록문타일락) 훗 날 녹문에 은거하는 약속을 했거늘
妻子幾時迎(처자기시영) 처자식을 그 언제 맞이할 것인가
* 鹿門[녹문] : 後漢[후한] 말엽의 高士[고사] 龐德公[방덕공]은 아내와 함께 농사 지으며, 서로 손님을 대하듯 공경하였다. 그는 "벼슬길에 나오라"는 荊州刺史[형주자사] 劉表[유표]의 청을 거절하고, 훗날 처자식을 거느려 鹿門山[녹문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일생을 마쳤다.
2.
此生何日定(차생하일정) 이내 생애가 그 언제 안정되려나
今夕又秋風(금석우추풍) 오늘 저녁에 또 가을 바람이 이네
歲月行吟外(세월행음외) 세월은 시를 읊다 타향에서 지내고
乾坤痛哭中(건곤통곡중) 하늘과 땅은 통곡하는 가운데 들었네
未應驚白髮(미응경백발) 응당 흰 머리털에 놀라지 않을 터니
誰擬問蒼穹(수의문창궁) 뉘라서 하늘에 이치를 따져 물으리오
目送歸雲盡(목송귀운진) 눈으로는 돌아오는 구름을 다 보내고
南溟一老公(남명일로공) 남쪽 바닷가에 머무는 한 늙은이로다 (번역 한상철)
* 容齋集[용재집] 第 六卷[1586간행] 海島錄[해도록] 正德[정덕] 丙寅[병인] 春二月[춘이월] 赴巨濟以後作[부거제이후작]. 해도록은 정덕 병인년 봄 이월에 거제도에 귀양가서 지은 글임.
* 위 시에 대응하는 이행 작 '暮春'(모춘, 늦은 봄)은 2021. 6. 9 본 카데고리 제1,263번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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