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再次寄淸受屋(재차기청수옥) 6-2/박제가(조선)-명시 감상 1,968

한상철 2022. 9. 7. 09:48

再次寄淸受屋(재차기청수옥) 6-2

-다시 차하여(운을 빌려) 청수옥에 부치다

        朴齊家(박제가)/조선

書筵瀟洒羽觴飛(서연소쇄우상비) 강연 자리 맑고 깨끗하니 새의 깃 모양 술잔은 빠르고

隱几蒼茫綺語稀(안궤창망기어희) 안석에 숨으니 넓고 아득해 교묘히 꾸민 말이 드물구나

出世初非嘲小艸(출세초비롱소초) 세상을 나오는게 처음은 아니니 작은 잡초를 조롱하며

窮途誰與贈當䢜(궁도수여증당귀) 곤궁한 처지를 누구와 더불어 마땅히 맡기어 보낼까

九秋風雨牢騷葉(구추풍우루소엽) 늦 가을 구월의 비바람은 시끄러운 잎들을 둘러싸고 

萬壑黃昬寂寞扉(만학황혼적막비) 깊고 큰 골짜기가 누렇게 저무니 사립문도 적막하구나

想見肯脩心皎潔(상견긍수심교결) 생각해 보며 즐겨 수양하니 마음은 달빛처럼 깨끗하고

涉江行採芰荷衣(섭강행채기하의) 강을 건너가 다니며 채집해 마름과 연꽃 옷을 해입네

 

書筵[서연] : 왕세자에게 글을 강연하던 곳.

羽觴[우상] : 새깃 모양의 술잔.

蒼茫[창망] : 물이 푸르고 아득하게 넓은 모양, 넓고 멀어 아득함.

綺語[기어] : 교묘하게 잘 꾸며대는 말, 시문, 소설 등에서 묘하게 수식한 말. 마음 속에서는 남을 해치고 속일 뜻을 품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달콤한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말을 말한다. 

小艸[소초] : 東晉[동진]의 謝安[사안]이 東⼭[동산]에 은거하다가, 누차 조정의 부름을 받고 세상에 나와 桓溫[환온]의 司⾺[사마]가 되었다. 당시에 어떤 사람이 환온에게 약을 보냈는데, 그중에 遠志[원지]라는 약초가 있었다. 환온이 그 약초를 들고 사안에게 묻기를 "이 약초의 다른 이름이 ⼩草[소초]인데, 어찌 하나의 물건에 두 가지 이름이 있는가?" 하자, 사안이 얼른 대답하지 못하니, 그 자리에 있던 郝隆[학륭]이 대답하기를 "산속에 있을 때는 원지라고 하고, 산을 나오면 소초라고 합니다."라고 하였다. 世說新語[세설신어] 排調[배조].

窮途[궁도] : 곤궁하게 된 처지, 매우 가난하고 어려운 처지.

九秋[구추] : 三秋[삼추], 구월.

萬壑[만학] : 첩첩이 겹쳐진 깊고 큰 골짜기.

想見[상견] : 과거나 미래를 생각하여 봄.

芰荷衣[기하의] : 高節[고절]을 지닌 자가 입는 옷. 마름 또는 연잎을 엮어서 옷을 만들어 隱者[은자]들이 입었다고 한다. 楚辭[초사] 離騷[이소]에,  "製芰荷以爲衣兮[제기하이위의혜] : 연꽃잎으으로 웃옷을 해 입고, 集芙蓉以爲裳[집부용이위상] : 부용 잎을 모아 바지를 해입는다."라는 말이 있다.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

* 티스토리 돌지둥님에서 인용 수정.(2022.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