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품을 깊숙이 감춰 두면 먼지만 쌓여 가치가 퇴색한다. 가까이 두고 감상하면서, 조상의 손때와 체취를 느껴야 한다.
2023. 2. 24(금) 새벽에 잠이 일찍 깨여, 먼지가 잔뜩 쌓인 포대화상 덕화요 자기를 찬 물로 씻으니 새 것처럼 곱다. 사진을 다시 찍고, 관련 한시 한 수를 올린다.
我有一布袋(아유일포대)-선시
포대화상/당
我有一布袋(아유일포대) 나에게 포대가 하나 있으니
虛空無罫碍(허공무가애) 허공처럼 걸림이 없어라
展開邊宇宙(전개변우주) 열어 펼치면 우주에 두루하고
入時觀自在(입시관자재) 오므려 들일 때도 관자재로움을 보노라
* 포대화상(布袋和尙, 생년 미상~917년?)는 당나라 말기부터 오대 십국 시대까지 명주(현재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 실재했다는 전설적인 불승이다. 흔히 수묵화의 좋은 소재로 여기며, 큰 포대를 멘 배불뚝이 승려의 모습으로 그린다. 일본에서도 칠복신 중, 하나로 추앙받고 있다. 본명은 계차(契此) 또는, 석(釋)자를 붙여 석계차(釋契此)라고 한다.(위키백과)
* 감상; 그는 미륵부처님의 화신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포대 하나로써 법을 설하고, 중생들에게 깨우침을 주는 매우 특별한 사람이다. 평생 동안 온 천지를 돌아다니면서 거지 행세를 하다가, 뒷날 중국 명주의 악림사에서 열반에 들었다고 전한다. 포대를 이야기 하면서, 내용은 자신의 정신세계를 의미하고 있다. 나에게 하나의 포대가 있다는 것은 무한 광대한 자신의 마음이다. 허공처럼 텅 비고 넓다. 걸릴 것이 없다. 이 우주에 꽉 차고도 남는다. 그래서 자유자재하게 드나 든다. 삶에 걸리는 것은 없다. 자신이 이미 저 드넓은 우주와 하나가 되었다. 유유자적하며 소요자재하다. 세상에 무엇이 있어서 그를 장애하겠는가? 대자유다. 툭 터진 무한의 삶이다.
* 다음블로그 경독재 한시감상에서 인용 수정.(2021. 8. 31)
* 포대화상. 덕화요(德化窯) 상아백(象牙白)으로 은은한 미색의 무광이다. 눈, 보조개, 턱 밑 주름이 매혹적이다. 중국 명대의 하조종(何朝宗) 제작으로 추정. 오른 쪽 하단부에 표주박과 이름 낙관이 찍혀 있음. 그는 가정제에서 만력제(대략 1620년 이전)까지 활약한 조소가(彫塑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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