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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잊지 말자-생활인의 철학

한상철 2023. 2. 27. 22:10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잊으면 안돼!

2023. 2. 27(월). 아침 저녁 쌀쌀. 오후는 따스하다. 환절기라 그런지, 몸이 그다지 좋지 않다. 15:00 경 서울창포원에 운동 하러 가다. 평화문화진지 도봉문인협회 창작공간을 먼저 들러보다, 어제(일)와, 오늘은 연속휴실일이라 문이 잠겼다. 가볍게 산책 후 귀가하다. 올봄부터 신으려고 작정한, 고전 가죽등산화를 집 근처 단골 구두 수선집에서 깨끗이 닦았다. 이 신발은 예전 등반 할 때 매우 아껴 신고, 정이 많이 든 것이다. 닦은 값은 8,000원이다(작년 5,000원). 주인이 나더러 "이제는 나이도 있고 하니, 제발 그 무거운 신을 신지 말라" 라고, 신신당부한다. 일리가 있다. 그러자, 갑자기 무언가 스치는 게 있어 부랴부랴 시조를 짓고, 이 글을 올린다.

* 졸작 '흘러간 풍속' 정격 단시조 한 수.

구두닦이 소년 (2023. 2. 27)-번외작 6

 

찌들게 가난했지 추억의 소년 시절

고난을 이겨내며 향학열(向學熱) 불태웠고

희망을 닦아냈으니 광(光) 안날 수 없잖아

 

* 절대빈곤 시대의 도시풍속도이다. 소년은 구두약이 시커멓게 묻은, 발 하나 겨우 얹을 수 있는 나무통을 들거나 메고 다니며 소리를 지른다(신사화. 단화 10원)구두 닦으십시오”가 표준 쓰임새이지만, 그냥 짤막하게, “구두 닦~”, “구두 닦셔~” 등으로 호객한다. 그래도, 말에 엑센트와 리듬이 있어 밉지가 않다. 영어로 슈 샤인 보이(Shoe Shine Boy)라 부르며, 미군을 상대한다. 무척 어려운 소년들이라 거의가 무학(無學)이긴 하나, 가끔 교복을 입은 고학생도 보인다. 아주 드물게 소녀나, 아주머니도 있다.

* 당시의 대한뉴스 소개; 저축의 보람. 국민들의 저축을 유도하는 장려운동이 전개되고, 구두닦기 소년의 사례를 소개.-체신부 국민저축 장려운동 전개.-우체국에 예금하는 모습.-중앙우체국 건물 전경.-구두닦이 소년 김영길 군의 저축사례.-하루 평균 170원을 벌어서 50원을 저금, 나머지 돈으로 생활.-학비를 충당하고도, 매달 1,000원을 고향에 송금함.-구두 닦는 모습, 우체국에 예금하는 모습.

* 출처: 대한뉴스 제 507. 영상자료 제작년도 1965. 2. 20 상영시간 17.

* 덴마크의 동화작가 안데르센이 184512월에 발표한 단편소설 <성냥팔이 소녀>와 대조를 이룬다.

* 한국에서 1970년대부터 구전(口傳)되어온 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 선술집에서 남성들이 간혹 희롱조로 부르든 애환(哀歡) 담긴 노래이다. “인천의 성냥 공장 성냥 공장 아가씨/하루에 한 갑 두 갑 일년이면 삼백육십 갑~(이하 략).

* 당시 필자는 국민은행 전국 공개채용고시 초급행원(상고 졸업예정자) 정규 2기에 합격(29), 연수원(남창동지점 3)에서 신입행원 연수를 받고 있었다. 회고하건대, 소인(小人)은 장인락(張仁洛, 본관 仁同 1950년생 외팔촌 동생) 전 국립안동과학기술대학 교수의 부모(故 외칠촌 아제) 댁에서 가정교사를 지내는 등, 주위의 많은 도움을 받아 힘겹게나마 대구상고 야간(夜間) 학업을 마치고, 취업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부모, 가족, 친구, 일가친척, 친지, 직장 선후배, 거래처(고객), 끝으로 대자연 등, 인과관계(因果關係)를 맺은 이 사회의 모든 분과, 삼라만상(森羅萬象)에 감사한다.

 

어제 2. 26(일) 오후 귀한 쇠백로(작은 해오라비)가 서울창포원으로 날아와, 연못의 먹이를 노리고 있다. 녀석은 워낙 재빠르기에 얼른 찍다.

 

가죽등산화 약칠을 새로 하니 깨끗하다. 무게 약 1.8kg로, 노인이 신기에는 부담스럽다.

 

* 수제화이다. GUIDA 돌로미테형 이태리 제품. 요즘 도저히 못 구한다. 인터넷에 사진 조차도 없는 귀물이다. 지금은 등산박물관에 들어갈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