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後千秋萬世之名(사후천추만세지명) 不如生時濁酒一杯(부여생시탁주일배)-죽은 후에 오래도록 그 이름을 남기(떨치)는 것이, 살아 있을 때 탁배기(막걸리) 한 잔 보다 못하다(같지 않다)와, 일맥 상통한다. 故 이규보(고려)의 한시 示子姪(시자질) 제2구에서도 비슷한 글이 보인다. 不若生前一杯濡(부약생전일배유) 살아서 한 잔 술로 목을 축이는 것만 못하네.
* 유사한 말; 轉糞世樂 曳尾塗中(전분세락 예미도중)-소똥밭에 굴러도(저승보다) 이승이 좋고, 뻘밭에 꼬리를 끌며 살아도 이승이 낫다.
2023. 7. 12(수). 장미철이라 후덥지근하다. 15:00~ 박춘근 수필가의 동행 요청에 따라, 광화문과 종로 1가 사이 피마골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지하 1층 삼경원(구 소문난집)에서, <엄한정 시전집> 출판기념회가 한국문단의 원로와 중진이 모인 가운데, 단출하게 열렸다. 엄 시인의 미수(88세)와, 등단 60년을 동시에 축하하는 자리를 겸한다. <농민문학>(발행인 이동희)이 주관해 박주 일배를 나누다. 조한풍 편집인이 진행하다. 12명 참석. 각 10,000원씩 추렴, 부족액은 박윤규 김포문화원장이 부담하다. 마친 뒤, 박 씨와 둘이서 낙원동 커피빈에서 차 마신 후, 전철 1호선 종로 5가역(그는 약 구입차 내림)에서 헤어지다.
* 오늘 최연장자 신현득 아동문학가는 9순이 넘는 고령에도, 무거운 여행용 가방을 끌고와, 금년 6월에 발간한 시집 3권 묶음을 나누어주는 성의를 보인다.
* 행사 가는 도중 <순수문학> 박영하 발행인(한국문인협회 시분과회장)으로 부터 원고 청탁 전화가 오다.
* 졸작 산악시조 한 수
39. 우산나물
희수(喜壽)를 건너 뛰어 단숨에 팔십(八十) 먹다
펴지면 못 먹는 풀 산(傘) 자 닮은 저 단아(端雅)함
먼 훗날 벽송(碧松)이 되면 여적(餘滴)까지 맺힐까
* 우산나물; 국화과로 전국 산지의 숲속에서 자라는 키 50~120cm 의 다년초로 큰 무리를 이룬다. 초봄 싹이 돋으면 우산이 접혀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5~7cm 정도 때 부드러워 날 것 혹은 살짝 데쳐 먹으면 담백하다. ‘우산취’라고도 하며 잎이 펴져 세지면 먹지 못한다. 어릴 때 잎 모양이 한자 우산 산(傘)자를 빼닮았다. 산수(傘壽)는 나이 팔십(八+十)을 뜻하며, 산자를 전서(篆書)나 예서(隸書)로 쓰면 꼭 소나무 같다.
* 여적; 붓 끝에 남은 먹물. 무슨 일이 끝나고 난 다음의 남은 이야기.
* 필자의 희망은 희수(77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혹 운이 좋아 80살까지 살다 죽은 후는, 늘 푸른 한 그루의 소나무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餘滴).
* 《마포문학》 제2호 2005년 시조 5수.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韻 3-74(517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피마골 입구에서 기념사진. 앞줄 우측에서 3번 주인공 엄한정 원로시인. 과객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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