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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석 환희-도봉, 수락 제색(霽色)/반산 한상철

한상철 2023. 8. 22. 18:35

희년칠석감회신(喜年七夕感懷新) 희수 해에 칠석날은 감회가 새롭고

도봉제색산화린(道峰霽色山花隣) 도봉은 비 개인 산빛으로 산꽃도 닮아가네

필자는 금년에 "일생에서 가장 좋다"는 희수(77살)를 맞이한다. 오늘이 칠석(음 7.7)이라 행운의 숫자 4개가 겹쳐 감회가 깊다. 살아서 오늘을 넘기는게, 노등반가에게는 한없는 기쁨이다. 2023. 8. 22(화) 비오다 그치다를 되풀이한다. 대기는 습하고 탁해, 오후 4시경 창포원을 산책한다. 냉방이 잘된 관리동에서 15분 정도 무더위를 식히다. 다시 나와 사진을 찍는다. 솔숲 사색 언덕에는 남편이 오카리나를 불고, 부인이 그 앞에서 유투버를 찍는 흐믓한 광경을 잠시 지켜본다. 뷰 포인트에서, 마침 안개가 걷히는 도봉산 정상부를 찍다. 귀가 도중 장대비가 쏟아지며, 천둥소리도 요란하다. 조상의 풍류와 전통이 담긴 세시풍속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값진 하루가 또 지나간다...

* 졸작 풍치시조 2수

1. 도봉제월- 유양팔경 중 제7경

제7경 도봉제월(道峰霽月)

풍류가 식은 정자 밤하늘 차가운데

하 맑은 도봉산 위 초승달 내리 비춰

정인(情人)은 거울 앞에서 까만 눈썹 그려요

2. 수락귀운- 유양팔경 중 제8경

제8경 수락귀운(水落歸雲)

피리 분 목동 앞에 청풍(淸風)이 어른대자

간들댄 솔방울은 흰 소 등위 툭 떨어져

외로운 뭉게구름만 수락으로 돌아가

 

* 제8경도 풍경을 읊었지만, 실은 선시조(禪時調)에 가깝다. 여기서 목동은 수행자이고, 청풍과 솔방울은 공안(公案, 또는 話頭)으로 비유한다. 흰 소는 찾아낸 진리를 뜻한다. 덧없는 인생의 뜬구름〔浮雲〕도 제자리로 돌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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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야문학》 제 29호(2023년 가을) 풍치시조 2제.

 

서울창포원 관리사무소 앞. 뒤는 구름이 돌아오는 수락산이다. 서울둘레길 안내소 남자 직원이 찍어줌.

 

잠깐 사이 구름이 걷히는 도봉산 정상부. 필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