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送僧歸日本(송승귀일본)/전기(당)-명시 감상 2,367

한상철 2024. 7. 30. 06:58

送僧歸日本(송승귀일본)

-일본으로 돌아가는 승려를 전송하며

       錢起(전기)/당

上國隨緣住(상국수연주) 인연을 따라 중국에 머물렀는데

來途若夢行(래도약몽행) 오는 길은 꿈길만 같았다네

浮天滄海遠(부천창해원) 하늘이 뜨 있는 푸른 바다는 멀었지만

去世法舟輕(거세법주경) 세상을 떠날 때는 가르침의 배가 가볍구나

水月通禪寂(수월통선적) 물에 비친 달은 고요의 경지와 통하고

魚龍聽梵聲(어룡청범성) 물고기와 용들도 염불 소리 들으리라

惟憐一燈影(유련일등영) 오직 어여쁘도다 하나의 등불 그림자여

萬里眼中明(만리안중명) 만리 밖까지 눈 안이 밝아지리라 (번역 한상철)

<원문출처> 送僧歸日本〈一作 東〉 / 作者:錢起 唐 全唐詩·卷237 /本作品收錄於:《唐詩三百首》 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通釋] 한 일본 승려가 인연을 좇아 중국에 와서 살았는데, 오는 길은 꿈길과 같았다고 한다. 불도(佛道)를 구하기 위해 올 때에는 푸른 바다가 하늘에 떠 있는 듯 멀고 멀었지만, 불도를 깨우쳐서 중국을 떠날 때는 탄 배가 가볍기 그지없다. 물에 비친 달은 선정(禪定)과 통하고, 바다의 물고기와 용들도 득도한 승려의 염불 소리를 들을 것이다. 어여쁜 하나의 등불 그림자로, 만리 밖 세상을 환히 밝히는 빛이 되리라.

[解題] 이 작품은 전기(錢起)가 장안에 있을 때 귀국하는 일본의 한 승려에게 보낸 송별시(送別詩)이다.

앞의 4구는 승려가 오고 가는 길을 묘사하고 있는데, 인연을 따라 미몽(迷夢) 상태를 벗어나 불법(佛法)을 구하기 위해 불원천리하고 온 것과, 불도(佛道)를 깨우치고 돌아가는 승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뒤의 4구는 귀국길의 바다풍경을 묘사하면서 아울러, 승려가 귀국하여 불법을 널리 선포하기를 기원하고 있다. 시 전체에서 ‘隨緣(수연)’, ‘如夢(여몽)’, ‘浮天(부천)’, ‘去世(거세)’, ‘法舟(법주)’, ‘水月(수월)’, ‘禪寂(선적)’, ‘梵聲(범성)’, ‘一燈(일등)’ 등의 불교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선적(禪的) 정취(情趣)를 짙게 풍기고 있다.

* 시와 자료 네이버블로그 bindol 인용 수정.(2022.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