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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량고등(新凉古燈)/반산 한상철

한상철 2024. 9. 23. 07:00

신량고등(新凉古燈) 새로운 서늘함과 오래 된 등불(독서).

추운류정(秋雲流情) 가을 구름에 흐르는 정취.

한국의 가을 하늘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 흘러가는 저 구름을 앞으로 얼마나 더 볼 수 있을까? 이 철은 책 읽기가 알맞지만, 서법(書法)을 익히기도 좋다.

2024. 9. 22.(일) 추분. 오늘은 선선하다. 가을 산행복으로 갈아입다. 10:00~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에서, 김기오, 박동렬 씨와 만나 안산 자락길을 걷다. 산행객으로 붐빈다. 어제 비온 덕에 시계(視界)는 깨끗하고 하늘은 파랗다. 새하얀 뭉개구름이 참 좋다. 더러 가을꽃이 피어 있다. '한방요법'(1침, 2뜸, 3약)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제1쉼터에서 박 형의 요청에 따라 황토길을 걷지 않고, 원점회귀 한다. 데크길로 내려오다, 올라오는 동년배 쯤으로 보이는 객이, 맨발로 걷는 필자 더러 "아무 효과 없으니, 하지 마세요"라 한다. 씩 웃고는 "고맙습니다"라 답한다. 벗들에게 "그 이는 양의(洋醫) 출신으로 짐작한다 "라며, 농담을 던진다. 5호선 서대문역 가까이 있는 '한옥집찌개'(처음)까지 걸어가 점심을 먹다. 매우 짜, 내내 물이 켜 혼이 났다. 다시는 가지 말야야 하겠다. 바로 밑 빵가게(2층)에 커피 마시고, 역에서 헤어지다. 유효 보행 약 10,000보.약 2: 40 소요. 15,000원 추렴. 낮술(소주 2병)이 과했든지 깜박 졸아, 석계역(1, 6호선)을 놓쳐, 모르고 1호선 광운대역(구 성북역)에 내린 후, 한참을 기다리다가 의정부행 열차로 귀가한다. 간단히 샤워 후, 저녁도 굶은 채 쓰러져 잔다. 몸이 하루 하루 다르다. 여식은 청소차 오다.

* 졸작 산악시조 한 수

28. 법첩(法帖)이 따로 있나-추분

말발굽 찍은 좌봉(左峰) 삼태기 소담할 손

첫잠 막 깨어난 누에머리 스멀스멀

필동(筆童)아 저 산릉보고 잠두마제(蠶頭馬蹄) 익히렴

 

* 삼태산(좌 876m)과 누에머리봉(우 864.2m); 충북 단양.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주봉은 삼각점이 있는 삼태산이다. 한자 一자를 많이 닮았다.

* 필동; 법첩 즉, 서예교법을 보고 붓글씨를 익히는 아이. 서동(書童)

* 잠두마제(蠶頭馬蹄); 한문 글씨 쓰는 법의 하나. 가로 획을 그을 때 왼쪽 끝은 말굽 모양으로 하고, 오른쪽 끝은 누에의 머리 모양이 되게 마무리 함.

* 졸저 『山中問答』 산악시조 제1집 45면, 제146면. 2001. 6. 10 발행. ㈜도서출판 삶과꿈.

 

 

정자 뒤 터밭 석산(꽃무릇) 군락.

 

 

제1쉼터. 김기오 촬영.

 

 

불암산 위 구름. 줌을 당기다. 귀가시 도봉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