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여시아문] 老少同樂한상철/ 시인 |
그렇다면 왜 젊은층이 기성조직에 합류하는 걸 기피할까? 각자의 편의주의에 따라 기존 질서에 구속 받는 것 자체가 싫은데다, 인터넷을 통한 다량의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번거롭게 단체에 가입해 시간, 돈, 노력을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시간적 여유가 있더라도 호흡이 맞는 사람들끼리만 연구 및 취미활동을 같이 하려는 배타적 풍조가 지배적이어서, 각 단체가 고유의 맥을 이어나가기가 점차 힘들게 된 것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세대 간 사고의 격차심화로 서로를 이해하기 힘든 세태로의 급격한 이동에 있다. 기성원(旣成員)은 방관만 하고 있을게 아니라, 젊은층의 순발력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존중해주고, 소신껏 일을 추진할 수 있도록 뒤에서 밀어주는 ‘겸양의 미덕’이 필요하다. 이제 송년회, 정기총회 등 각종 모임이 잦아질 것이다. 노인은 과거의 추억에 안주하여 ‘이기주의에 물든 너희들이 뭘 아느냐’는 식의 편견과 지나친 간섭을 버리고 ‘그들은 무엇을 요구하며 어떤 방식을 선호하느냐’를 염두에 두고 뒷전에 물러서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한편 청년은 ‘과거 우리의 형과 부모세대가 어떠한 시대적 배경과 환경 그리고 사상 위에서 기존의 질서와 맥을 잘 유지해왔는가’를 거울삼을 필요가 있다. 노인은 젊은이에게 박력과 참신을 배우고, 젊은이는 노인으로부터 곰삭은 지혜와 경륜을 배워 노소간극(老少間隙)을 메우는 기회로 삼으라. 노소가 같이 즐기는 오늘날의 ‘풍류마당’은 세대 간 서로 등을 돌린 채 어색하게 마시는 ‘끼리끼리 잔’보다, 화답하는 우렁찬 ‘건배’ 소리를 바라고 있다. [불교신문 2287호/ 12월1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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