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산창·산악시조 제2집 89

97. 패랭이꽃-제3부 사람과의 정담 12수

97. 패랭이꽃 팽그르 돌고 도는 대오리 하늘국화 모란도 넘지 못한 길섶 옆 눈 빨가장 되꺾어 볼에 비빈 듯 어버이의 하 사랑 * 패랭이꽃은 카네이션의 원종(原種)으로, 이 꽃을 볼 때마다 '어버이날'이 떠오른다. 너도개미자리과[석죽과, 石竹科]의 다년생 풀로 여러 색깔의 꽃을 피우는데, 아주 소담스럽다. 일명 하늘국화[天菊]라 부른다. 등산로 옆 제 몸을 낮추어(또는 누워) 땅에 깔리면서 피는 까닭에 밟히거나, 크게 주목을 끌지 못한다. 하지만, 토종의 수수한 화색(花色)은 '꽃중의 왕'인 목단도 감히 따르지 못한다. 꽃말은 순애(純愛), 조심, 대담이다. * 대오리; 대나무를 쪼개어 그 껍질이나 속살로 얼기설기 얽어 만든 갓. 상제(喪制)나 천한 사람이 쓴다. * 《농민문학》 제116호(2021년 여..

83. 작설차의 암향

83. 작설차의 암향 참새 혀 살짝 비친 자신을 달인 찻물 삼분의 무념무상 삶의 묘미 우러나니 은은한 참향에 젖어 세상번뇌 씻는다 * 이른 봄에 돋아나는 차순(茶荀)이 참새 혀처럼 생겼다 하여 작설(雀舌) 이라 하며, 암향(暗香) 이란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를 의미한다. 청명(淸明, 4월5일 전후) 이전에 채취한 것을 명전차(明前茶)라 하고, 곡우(穀雨, 4월20일 전후) 이전에 채취한 것을 우전차(雨前茶)라 한다. 둘 다 상품(上品)의 청차(靑茶)이다. 차를 달이는 시간은 3분 안팎이 좋고, 물의 온도는 70~80도가 적당하다. * 차경(茶經)에 이르기를, 바위틈에서 자란 차가 으뜸이오, 두 번째가 자갈밭이오, 세 번째가 흙이다. * 차 마시는 순서는 색향미(色香味)다. 먼저 눈으로 탕색(湯色)을 보고,..

82. 청자 찻잔

82. 청자 찻잔 창공에 노닌 구름 노송에 걸리누나 푸른 학 날아가고 솔이파리 파르르 혼불을 태운 도공은 진흙 속에 잠들고 * 행다(行茶-주인) 쪽에서 봐서 찻잔을 오른 쪽(시계방향) 으로 슬그머니 돌리면 손님이 더 있어도 좋다는 뜻이고, 그 반대로 돌리면 얼른 나가주었으면 하는 숨은 뜻이 있다. 한 두잔 얻어 마신 다음 유심히 지켜보라. 이외로 차대접을 받는 쪽에서는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찻잔은 청자와 백자로 대별 되는데, 각자의 미적 기준에 따라 선택할 문제이나, 차의 빛깔, 청탁도, 불순물의 개입여부 등을 살펴보면서 음미하기에는 아무래도 백자 쪽이 낫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견해이다. * 졸저「산창」산악시조 제2집 119면.

81. 가루차의 포말

81. 가루차의 포말 격렬한 소용돌이 심해가 솟구친다 흰 파도 가라앉아 아지랑이 펴오르면 지긋이 수평선 보다 벌컥 바다 마신다 * 가루차를 차선(茶筅-대나무 솔)으로 격불(擊拂-치다)할 때에는 거품이 일 때까지 빠르고 힘차게 해야 한다. 거품이 인 후 5초 쯤 기다렸다가 거품이 꼭 게의 눈처럼 껌벅거리면, 차그릇을 먼저 코에 살짝 갖다 대어 향기를 맡은 다음, 천천히 차그릇을 세번 돌려 손바닥의 온기를 느껴가며 음미한다.

73~80. 화암8경(8수)-제2부 땅과의 정담 16수

화암(畵岩)8경 시조 (2016. 2. 3 이기). 2017. 4. 9 수정 제1경 화암약수 제2경 거북바위 제3경 용마소 제4경 화암동굴 제5경 화표주 제6경 소금강 제7경 몰운대 제8경 광대곡 * 강원도 정선군 화암리 일대에 소재하는 경승지 여덟 군데를 말한다. 최근 변경돼 제6경 신선암을 빼고, 대신 제8경에 광대곡(廣大谷)을 넣었다. 제1경 화암약수(畵岩藥水) 송학도(松鶴圖) 멋들어진 절벽 밑 감로천(甘露泉) 일월(日月)도 군침 흘린 저 붉은 빛 톡 쏘는 맛 과객은 한 모금 마셔 신선되어 난다네 * 강원도 정선군 동면 화암리 국민관광단지(1977년 지정) 입구. 오른 쪽 계류 변에 있는 기포 샘이다. 상하 두 곳 있으며, 탄산수로 붉은 빛이 약간 감돈다. 제2경 거북바위〔龜岩〕 두 눈은 멀뚱멀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