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전 문향

박새 서정(抒情) 半山 韓相哲 까치밥 달랑 하나 비 맞아 대롱대롱 여생은 쓸쓸하랴 낙엽과 벗하는데 박새가 떨구어놓은 하얀 웃음 한 송이 * 가을은 숙살의 계절로 흰 색을 상징한다. 하얀 웃음은 과연 뭘까? 순백의 구절초일까? 아니면 변덕스런 세속의 정일까? 이제 이 가을도 저물어간다..

공 다루기 半山 韓相哲 갑자기 날아온 공 밉다고 뻥 차지 마 공은 둥글거니 어디로 튈 줄 몰라 바탕은 순한 놈이니 살살 달래 굴리렴

서울 천정호(天頂弧) 半山 韓相哲 고개를 돌려봐도 분명히 무지갠데 해거름 서울 하늘 거꾸로 선 일곱 색 잽싸게 저 활을 집어 사악한 신(神) 쏘리라 * 천정호(天頂弧, circumzenithal arc, CZA)는 천정 부근에 무지개와 같은 빛의 띠가 나타나는 대기광학현상이다. 태양에서 약 42˚ 떨어진 곳에 (..

방귀 별곡 3 半山 韓相哲 부부간 잠자리란 방귀도 미향(微香)으로 지아비 힘주어 뿡 지어미는 힘없이 픽 이불을 걷어찬 후에 스쳐가는 살내음 * 방귀를 뀌어도 바람기에 보탬이 된다. 방비첨풍(防屁添風)-중국속담에서. 서유기(임홍빈 역) 제8권 제75회 185면 원용. *《詩山》제85호 (2017년 상반기). 한국산악문학 동인지.

방귀 별곡 2 半山 韓相哲 숨 막힌 지하철 안 고약한 방귀 냄새 뱃속이 불편한가 쭈뼛거린 앞 아가씨 얄궂네 옆 할매에게 눈총 주는 노총각

44. 방귀 별곡 1 半山 韓相哲 스님의 방귀소리 큰 산을 울리는데 밥상 든 며느리 뿅 미소 띤 시어른 왈 아가야 괭이 쫓으렴 못된 녀석 같으니 * 며느리사랑은 시아버지. * 이 시조는 2015.10. 23 지인의 다음블로그 선묵유거 사랑방 담화 '방귀 한 방의 추억'에서 詩意를 얻어 지었다.

1-173. 감국 그리기 실개울 갈대 꺾어 그림붓 만들고 쪽하늘 물감 삼아 화조도(花鳥圖) 그리는데 산기슭 박새 한 쌍이 감국화(甘菊花)만 쪼느니 * 박새는 사람을 잘 따르는 귀여운 새다. 먹이를 손바닥에 올려놓으면 와서 쫀다. * 이형사신(以形寫神); 곧 형태를 빌려 정신을 드러내는(그리는) 것이 동양미술의 조형본질이다. * 학명 제49번 ‘박새 서정’, 제190번 ‘박새의 애교’ 시조 참조. * 누락된 시조인데, 2017. 8. 4 필자 블로그에서 발견 후 퇴고. * 졸저 「학명」 정격 단시조 제8집 제1-173번(162면). 2019. 6 20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 이 감국사진은 다움 백과사전에서 인용.

얼굴양말 신은 처녀 -겨울 지하철 일화 半山 韓相哲 양말에 그려졌네 깔깔 웃는 두 여인 무릎을 벌려 앉아 더 궁금한 곡신(谷神) 자태 양 다리 오므려 보련 찡그릴지 모를 일 * 곡신; 계곡 속의 공허한 곳이라는 뜻으로, 헤아릴 수 없이 깊고 오묘한 도(道)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국어사전..

명왕은 살짝곰보 半山 韓相哲 저승 신(神) 얼굴 보려 십년을 날아갔지 탐사선 뉴 호라이즌 짝사랑은 끈질겨 가벼운 열병(熱病) 자국이 살짝곰보 되다니 * 왜소행성 명왕성(冥王星, 번호 134340)은 하데스 또는 플루토란 이름을 갖고 있다. 2006년 1월 발사된 미국 항공우주국의 외계탐사선 뉴 ..

42. 연실(蓮實) 한 때는 묘향 뿜어 길손을 유혹하다 어느새 씨앗 맺혀 동기(童妓)의 젖꼭지로 연꽃 진 오목한 방에 생전 업보(業報) 오종종 * 블로그 친구 '시냇물'에서 멋진 연밥 사진(2015.7. 11)을 보고 읊은 시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