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문 감상

藺相如完璧歸趙論(인상여완벽귀조론)/왕세정(명)~명문 감상14

한상철 2014. 6. 7. 06:46

인상여완벽귀조론(藺相如完璧歸趙論)

-인상여가 벽옥을 조나라로 가져온 것에 대하여 논함

 

                                             왕세정(王世貞)

 

藺相如之完璧(린상여지완벽) : 인상여가 벽옥을 온전히 가지고 온 것을

人皆稱之(인개칭지) : 모든 사람들이 칭찬하지만

予未敢以爲信也(여미감이위신야) : 나는 사실 믿을 수 없다고 여긴다.

夫秦以十五城之空名(부진이십오성지공명) : 무릇 진나라가 열 다섯 성을 준다고 거짓으로 말해서

詐趙而脅其璧(사조이협기벽) : 조나라를 속여 벽옥을 가져오도록 협박했다.

是時言取璧者(시시언취벽자) : 그 당시 벽옥을 취하고자 한 것은

情也(정야) : 사실이나

非欲以窺趙也(비욕이규조야) : 기회를 엿보아 조나라를 점령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趙得其情則弗予(조득기정칙불여) : 조나라는 진나라가 속여 벽옥을 빼앗으려 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그 벽옥을 주지 않았을 것이고

不得其情則予(불득기정칙여) : 그 사실을 몰랐다면 벽옥을 주었을 것이다. 10

得其情而畏之則予(득기정이외지칙여) : 그 사실을 알고도 진나라를 두려워 했으면 주었을 것이고

得其情而弗畏之則弗予(득기정이불외지칙불여) : 그 사실을 알고 진나라를 두려워 하지 않았다면 주지 않았을 것이다.

此兩言決耳(차양언결이) : 이 두 가지는 명백한 것인데

奈之何旣畏而復挑其怒也(내지하기외이복도기노야) : 어찌하여 진나라를 두려워 하면서도 화나게 하겠는가.

且夫秦欲璧(차부진욕벽) : 진나라가 벽옥을 가지려 하고

趙弗予璧(조불여벽) : 조나라는 벽옥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는 것은

兩無所曲直也(양무소곡직야) : 분명한 사실이다.

入璧而秦弗予城(입벽이진불여성) : 벽옥을 받고도 진나라가 성을 주려 하지 아니 했다면

曲在秦(곡재진) : 잘못은 진나라에 있는 것이며  

秦出城而璧歸(진출성이벽귀) : 진나라가 성을 주려 했는데도 벽옥을 가지고 돌아온다면    20

曲在趙(곡재조) : 잘못은 조나라에 있는 것이다.

欲使曲在秦(욕사곡재진) : 그러니 진나라에 잘못이 돌아가게 하려면

則莫如棄璧(칙막여기벽) : 벽옥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畏棄璧(외기벽) : 두려워서 벽옥을 버리는 것은

則莫如弗予(칙막여불여) : 주지 않는 것만 못한 것이다

夫秦王旣按圖以予城(부진왕기안도이여성) : 대저 진나라 왕이 계획대로 성을 조나라에게 주려고

又設九賓(우설구빈) : 또 구빈을 갖추어

齋而受璧(재이수벽) : 목욕재계하고 벽옥을 받는다면

其勢不得不予城(기세불득불여성) : 이런 상황에서는 성을 주지 않을 수 없다.

璧入而城弗予(벽입이성불여) : 벽옥을 받고도 성을 주지 않으면    30 

相如則前請曰(상여칙전청왈) : 인상여가 왕 앞에 나아가 청하여 이르기를

臣固知大王之弗予城也(신고지대왕지불여성야) : “신은 본래 대왕께서 성을 주시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夫璧(부벽) : 그 벽옥은

非趙寶也(비조보야) : 조나라의 보물이 아니지만

而十五城(이십오성) : 열다섯 개 성은

秦寶也(진보야) : 진나라 보물입니다.

今使大王以璧故而亡其十五城(금사대왕이벽고이망기십오성) : 지금 만약 대왕께서 벽옥 때문에 열다섯 개 성을 잃는다면

十五城之子弟(십오성지자제) : 열다섯 성의 젊은이들이

皆厚怨大王以棄我如草芥也(개후원대왕이기아여초개야) : 대왕을 몹시 원망하면서,

자신들을 마치 지푸라기와 같이 가치없게 여긴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大王弗予城而給趙璧(대왕불여성이급조벽) : 대왕께서 성은 주시지 않고 조나라의 벽옥을 속여 가지신다면 40 

以一璧故而失信於天下(이일벽고이실신어천하) : 저의 벽옥 하나 때문에 천하에서 신용을 잃게 될 것입니다.

臣請就死於國(신청취사어국) : 신은 이 나라에서 죽어

以明大王之失信(이명대왕지실신) : 대왕께서 신용을 잃었다는 것을 세상에 드러나게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秦王未必不返璧也( 진왕미필불반벽야) : 진나라 왕이 벽옥을 돌려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今奈何使舍人懷而逃之(금내하사사인회이도지) : 지금 어찌 측근에게 벽옥을 감추고 조나라로 도망하게 하여

而歸直於秦(이귀직어진) : 진나라에게 정당성을 부여했는가.

是時秦意未欲與趙絶耳(시시진의미욕여조절이) : 당시 진나라는 조나라와 국교를 단절할 의사가 없었다.

令秦王怒而戮相如於市(령진왕노이륙상여어시) : 진나라 왕이 노하여 인상여를 시장에서 죽이고

武安君十萬衆壓邯鄲(무안군십만중압감단) : 무안군에게 군대 십만을 주어 한단을 위협하며

而責璧與信(이책벽여신) : 벽옥과 신용을 지키지 못한 것을 문책하면서    50

一勝而相如族(일승이상여족) : 전쟁을 벌여 한 번만 승리했더라도 인상여는 멸족되었을 것이다.

再勝而璧終入秦矣(재승이벽종입진의) : 두 번 승리했다면 벽옥은 끝내 진나라의 것이 되었을 것이다

吾故曰(오고왈) : 그러므로 나는 말한다

藺相如之獲全於璧也(린상여지획전어벽야) : 인상여가 벽옥을 보존한 것은

天也(천야) : 하늘의 뜻이다 라고

若而勁池(약이경민지) : 그가 민지에서 진나라 왕을 만났을 때 강경하게 대하고

柔廉頗(유렴파) : 염파에게 유순하게 대한 것을 생각하면

則愈出而愈妙於用(칙유출이유묘어용) : 정말 훌륭하기 이를 데 없다.

所以能完趙者(소이능완조자) : 조나라를 능히 보전할 수 있었던 것은

天固曲全之哉(천고곡전지재) : 하늘이 본래 뜻을 굽혀 완성시킨 것인저!  60

 

* 다움 까페 고전의 메아리 (2011.05. 04) 에서 인용.

 

 

* 창포원 부들과 노랑어리연

 

* 왕세정(1526~1590)은 중국 명대의 문학가·역사학자. 자는 원미(元美), 호는 봉주(鳳洲)·엄주산인(弇州山人). 장쑤성[江蘇省] 타이창[太倉] 사람이며,

우도어사(右都御使) 왕서(王忬)의 아들이다. 가정연간(嘉靖年間)에 진사가 되었으며, 형부주사(刑部主事)를 제수 받았다.

관직은 난징[南京]의 형부상서(刑部尙書)까지 올랐다.

아버지가 엄숭(嚴嵩)에 의해 박해를 당하자, 장시(長詩)를 지어 엄씨 부자의 죄악을 고발해, 세상의 칭송을 받았다.

일찍이 이반룡(李攀龍)과 함께 복고파인 '후7자'(後七子)의 주요인물이 되었으며, 이반룡이 죽자 20년간 문단을 이끌었다.

문장은 반드시 진(秦)·한(漢)을 본받고 시는 반드시 성당(盛唐)을 모범으로 삼을 것을 주장하면서, 문학복고운동에 힘을 기울였다.

그가 편찬한 〈예원치언 藝苑卮言〉은 중국 희곡사의 중요한 문헌으로 남곡(南曲)·북곡(北曲)의 원류와 그 우열을 평술했다.

엄숭에 대한 반박을 제재로 삼은 전기(傳奇) 극본 〈명봉기 鳴鳳記〉는 그가 지은 것이라고 한다.

역사학 저작으로는 〈사승고오 史乘考誤〉가 대표적인데, 이 책은 명대의 역사 사실을 고증한 역작이다.

일생 동안 많은 저술을 했으며, <엄주산인사부고 弇州山人四部稿〉 174권이 있다. (출처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