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용맹정진 1
용문(龍門)에 오르려다 이마만 깨진 잉어
피를 찍어 시를 쓰도 귓도리가 읽지 않기
계도(戒刀)로 간장(肝腸) 도려내 들개에게 던져주리
* 삿된 생각이 일어나면 바로 끊어라! 옛 선승의 걸망 속에 산립(山笠-삿갓), 주장(柱杖-지팡이) 등과 함께 반드시 지녀야 할 도구가 계도(戒刀)다. 물론 머리나 물건을 자를 때 쓰지만, ‘계를 철저히 지키라’ 는 지계 (持戒)의 의미가 더 크다 (간화선).
* 점액(點額); 시험에 낙제함을 이름. 용문을 오른 잉어는 용이 되지만, 못 오른 놈은 이마만 다치고 되돌아간다는 데서 비유. 낙폭(落瀑)하여 아가미만 헐떡거리지 말고..
* 하급의 도는 산중에 있고, 중급의 도는 저자에 있으며, 상급의 도는 목숨을 건 전쟁터에 있다. 이처럼 목숨을 걸고 용맹정진 하지 않으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 “시는 피를 찍어서 쓴다.”는 말이 있다. 아무렇게나 짓지 말라는 경고로, 그만큼 처절한 고통과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뜻. 목숨을 건 각오로 임해야 훌륭한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가을에는 시충(詩蟲) 뀌뚜라미가 용맹정진한다.
* 시성 두보는 그의 칠언율시 강상치수여해세요단술(江上値水如海勢聊短述) 제2구에서, “語不驚人死不休(어불경인사불휴) 사람이 놀랄 시를 못 지으면, 죽어도 그치지 않으리라” 라고, 강렬한 여망을 나타냈다.
* 졸저 『선가-신선의 노래』 선시조집 제81~82면. 2009. 7.3 0 (주)도서출판 삶과꿈 발행.
* 위용을 자랑하는 히말라야 로체(8,516m 세계 제4위 고봉) 남벽. 지금 (사)한국대학산악연맹 팀 (홍성택 대장 외)이 원정 중인데, 중간 소식을 2017. 10. 8 알려 왔다. 눈이 예전 만큼 많지 않다...사진 다음카페 한국산서회. 조장빈 이사 제공.
'5.선가(신선의 노래)·제4시조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63. 득선 2 (0) | 2017.10.14 |
---|---|
62. 여운초(餘韻抄) (0) | 2017.10.11 |
60. 백조의 내숭 (0) | 2017.10.07 |
59. 비에 젖은 해당화 (0) | 2017.10.04 |
58. 바람이 채간 음심(淫心) (0) | 2017.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