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수필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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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철 2018. 3. 14. 11:59

『山窓』산악시조 제2집-한상철 지음


<편집방향>
     1.천지인(天地人) 삼계(三界)를 상징하여 하늘과의 정담 72수,  땅과의 정담 24수,
        사람과의 정담 12수 등 모두 108수(首)를 실었다.
     2.<산중문답>에서 각주편을 뒤로 돌리다 보니 본문 감상이 불편했다는 일부 독자의 지적에
         따라 이번에는 같이 묶어보았다. 또한 본문에 한자를 꼭 넣어 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3.본문 글자의 크기를 늘려 안경의 도움 없이도 감상할 수 있게 하였다.
     4.다양한 독자층을 위해 가급적 구어체로 쉽게 쓰고자 안간힘을 기울였으나, 이 문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5.원래 이 시조들은 3년 후에 발표하려다 2002년이 유엔이 정한 '山의 해'라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앞당겨 출간하게 된 것이다.

목차
제1부 하늘과의 정담(情談)


   묘적사(妙寂寺)의 땡중/한객(寒客) 감상/갯메꽃의 추파(秋波)/계룡산(鷄龍山)의 달밤/
   무의도(舞衣島) 잔치/호남정맥 종주를 앞두고/낙남정맥의 첫발/
   수양산(首陽山)의 기개(氣槪)/건방떤 산매/겨울 아미산(峨眉山)/산의 물구나무/
   기(氣)를 뺏긴 삿갓봉/상사곡(相思曲)/월산(月山) 실록(實錄)/마이산(馬耳山) 정경(情景)/
   주맥을 끊은 골프장/가마봉 사연/난파선(難波船)/시비(是非) 낚기/면류관(冕旒冠) 써보기/
   사자능선의 바람/공작(孔雀)의 묘기(妙技)/규봉(圭峰)의 충절(忠節)/칠석(七夕)날 코미디/
   초봄의 용궁(龍宮)길/김삿갓 묘에서/뜸북새 우는 고향/제길 찾아가기/
   광주(光州)의 회한(悔恨)/수종사(水鐘寺)의 만종(晩鐘)/점봉산의 수난/염치없는 하늘나라/
   마유산(馬遊山) 풍정(風情)/덕유능선의 도토리들/묘약(妙藥)을 얻고/
   국망봉(國望峰)의 진돗개/추억을 울린 종(鐘)/할미의 사랑/마룻금의 자비/
   오서산(烏棲山) 아리랑/오폐(五弊)를 지적함/낙남정맥의 종착지/매 길들이기/
   쇠도끼 동화(童話)/대신(大神)의 미소/상 따로 설거지 따로/방자한 도일봉(道一峰)/
   주전골(鑄錢)골의 단풍/산정(山頂)의 깃발/비천무(飛天舞) 관람/청봉(靑峰)의 기상/
   무명봉(無名峰)의 참맛/학(鶴)은 울어도/수덕사(修德寺) 소감/천삼(天蔘)으로 술빛기/
   백월산(白月山) 야경(夜景)/공룡능선의 선택/천마(天魔)야 날 꾀지 마라/
   천화대(天花臺) 소경(小景)/소뿔산 야록(夜錄)/한로(寒露) 이야기/지성이여 깨어나라/
   고향추억을 옮길까/남 잘되는 것 못봐/전지전능(全知全能)은 없어/자문자답(自問自答)/
   남의 단점 보지 말기/도마치(道馬峙)샘의 궁행(躬行)/오월(五月)의 내숭/
   삼합(三合)의 울음소리                                   

제2부 땅과의 정담


   화암(畵岩) 8경/제1경 화암약수(畵岩藥水)/제2경 거북바위/제3경 용마소(龍馬沼)/
   제4경 화암동굴(종유굴)/제5경 화표주(華表柱)/제6경 신선암(神仙岩)/
   제7경 소금강(小金江)/제8경 몰운대(沒雲臺)
   가루차의 포말(泡沫)/청자(靑瓷) 찻잔/작설차(雀舌茶)의 암향(暗香)/석란도(石蘭圖)
   東江 12景/제1경 가수리 느티나무와 마을풍경/제2경 운치리 수동 섶다리/
   제3경 나리소와 바리소/제4경 백운산과 칠족령(七足嶺)/
   제5경 고성리(古城里)산성과 주변 조망/제6경 바새마을과 앞 뻥창/
   제7경 연포마을과 화토 담배 건조막/제8경 백룡(白龍)동굴/제9경 황새여울의 바위들/
   제10경 두꺼비바위에 어루러진 뻥대/제11경 어라연(魚羅淵)/제12경 된꼬까리와 만지

제3부 사람과의 정담


   패랭이꽃/기초다지기 운동/늦여름의 비명/역지사지(易地思之)/링반데룽/중복(中伏)사냥/
   언론(言論)싸움 붙이기/수마(水馬)에 할퀸 계곡/채미락(採薇樂)/진딧물과 개미/
   지도 위를 걷는 걸리버/삼향(三香)의 다툼               

    <머리말>        글/한상철               - 본문에서 -


천(千)의 얼굴과 만(萬)의 모습을 가져 천태만상(千態萬象)이라 일컫는 산을 나름대로의
특성을 살려, 43자 안팎의 단 한 수의 시조로 농축(승화)시키는 작업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단순히 경(景)의 묘사에 치중한다면 오늘날의 시류(時流)라 할 수 있는 3∼4수, 혹은
그 이상의 소위 장시조 쪽이 오히려 적합할지도 모른다.
반면에 작가는 초점이 분산되고, 독자는 산만해지기 쉬운 단점도 없지 않다.
필자가 굳이 한 수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일재일상(一材一想)이라는 시조 본래의 간결성과
함축성을 살림과 동시에, 일상생활은 물론 문학에 이르기까지 절제를 미덕으로 여겼던
조상들의 옛 슬기를 면면히 이어받고자 하는 소박한 뜻에서이다.
수많은 고통이 따랐지만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근간 『산중문답(山中問答)』이 관념적이고 의고적(擬古的)이라는 지적에 따라 이번에는
보다 실체적인 어휘를 도입하여 시조의 시적인 맛을 높여 보려는 뜻에서 음악적 요소를
다소 등한시한 채 현대풍으로 일신시켜 보았다.
어느 쪽이 더시조다운가 하는 문제는 접어두고라도, 고풍(古風)을 선호(選好)하는 독자층을
위해 옛 취향을 그대로 살려둔 작품도 간간이 눈에 뛸 것이다.
                                                         
    <해설>              - 본문에서 -


   - 산의 정감(情感)을 새삼 느끼게 하는 시(詩) -   글/박시교(계간지<유심>편집주간)


시집『산창(山窓)』을 읽으면서 필자는 먼저 김백령(金栢齡)이 지은 옛 시 '정사(靜思)'의
끝구절 '盡取千峰入臥間'이라는 시구를 떠올렸다.
그것은 '천 개의 산봉우리를 방 안까지 끌어 들리련다'하고 읊은 옛 시인 김백령의 산을
사랑하는 마음에 결코 뒤지지 않는 산시(山詩) 묶음이 바로 이 『산창』이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시조의 품격(品格)을 한껏 살리면서 한결같이 산을 노래한 단수(單首)들의
빼어남이 또한 예사롭지가 않음을 목격할 수도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필자는 산에 관한 특별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이 시집의 해설자로는 적임이 아닌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해설을 쓰게 된 것은 그냥수록 작품들을 시조로서 읽고 그에 따른
나름대로의 글을 곁들여 달라는 부탁있으므로 선뜻 응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것은 마치 필자가 한시(漢詩)에 관한 아무런 지식이 없으면서도 위에 인용한 구절을
알고 있고, 또 좋아하듯이 시조집『산창』도 시조의 정수라 할 만한 단수들만을 묶은
시집이기 때문에 해설을 쓸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이쯤에서 한 편의 작품을 여기 옮겨서 읽고 이야기를 펼치기로 하자.

공룡아 엎드려라 굴참처자 큰절 한다
무노리 남백(藍白)위로 검봉(劍峰)은 내려앉고
마루금 훔친 씹할(十八)홀 시치미 뚝 떼네      - 주맥을 끊은 골프장' 전문

인용한 작품에서 눈길을 끄는 시어(詩語)는 바로 종장의 '씹할홀'이다.
물론 골프장의 18홀을 지칭하는 단어인데, 여기서 그냥 18홀로 표기했다면 작품으로서의
생명을 가지지 못하고 말았을 것이다.
산의 주맥(主脈)을 끊어놓고 만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을 꼬집은 일종의 세태 비판 시로서
그냥 산을 아끼는 마음만을 시에 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한 예가 된다고 하겠다.
풍자와 해학 또는 날카로운 사회 비판 정신이 곁들여지지 않은 시조라면 그냥 한 편의
서정시로서 만족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 시조집『산창』에서는 그런 평범한 시의 한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산악인으로서
화자(話者)의 내밀한 세계가 내비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그래서 인용한 시는 읽는 이로 하여금 의미있고 웃음 또는 실소(失笑)를 머금게 하는 것이다.
                                                          
* 호남정맥 종주를 앞두고
    -백운산 춘광(春光)

   천백리千白里 호남정맥 구름은 하염없이
   어화화 벗님네여 스키스톡 쥐었건만
   한 송이 산매화山梅花떨어져 섬진강이 취한다

* 주맥을 끊은 골프장

   공룡아 엎드려라 굴참처자 큰절 한다
   무노리 남백藍白위로 검봉劍峰은 내려앉고
   마루금 훔친 씹할十八홀 시치미 뚝 떼네

* 수종사(水鐘寺)의 만종(晩鐘)

   두물리 번진 파문波汶 나한羅漢의 설법說法인가
   천만년 살고파한 긴 꿈 영근 은행나무
   반야경般若經 울려 퍼질 듯 서운瑞雲 감돈 저녁종                    - 본문에서 -


저자; 한상철(韓相哲)
1947년 경북 고령 출생.
국민은행 지점장 역임
1998년 명예퇴직
현재,
(사)서울특별시산악연맹 상임이사
(사)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세계 트래킹 연구소 소장 
우이령보존회(환경NGO)감사
(사)한국산악회 회원
(사)국립공원협회 회원 


* 2018. 3. 14  다음카페 뫼노래 '요즘 관심사'에서 전재함.(2005. 11. 6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