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6. 명승보(名勝譜)
* 한상철 저/수서원 간(2017)
조선시대 기행문학을 공부하며 의아하게 느낀 것은 우리나라 최고의 정형시였던 시조로 쓰인 기행시조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음. 총 458수의 시조를 지어 역대 최다시조작가로 알려진 조선말기의 시조작가이자 철종의 6촌 형인 이세보는 그의 시조집 “풍아”에 16수의 기행시조를 남긴 것이 아주 희귀한 일로 인식될 정도로 시조와 기행문학과는 별개로 여겨져 왔고, 산행시조는 더 심해 가물에 콩 나듯 해왔던 것이 실제였음. 그간 산행 및 승경을 읊은 시조집 5권을 펴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작가로 벌써부터 자리매김해온 저자가 또 다시 한국의 승지 266곳을 탐방하고 시조를 지어 이 책을 발간한 것은 한국시조사에서 평가받을 일임. 단양팔경의 한 곳인 도담삼봉을 “맑으료 남한강에 세 송이 붉은 수련/남편 봉 바람났지 앵돌아진 아내 봉/애증은 악마의 장난 포용으로 풀어라”와 같이 시조로 형상화한 저자의 역량이 대단하다고 느낀 것은 강 한 가운데 자리한 세 봉우리를 연정의 현장으로 바꿔놓는데 성공했기 때문임.
* 2018. 2.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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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2018. 4. 1 다음 블로그 ‘먼 곳에서 동경’ 독서산책(2018. 1. 1 게재)에서 전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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