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수필 평론

서평 <명승보>-우명길/고전연구가. 등산가

한상철 2018. 4. 1. 16:45

1076. 명승보(名勝譜)


* 한상철 저/수서원 간(2017)


조선시대 기행문학을 공부하며 의아하게 느낀 것은 우리나라 최고의 정형시였던 시조로 쓰인 기행시조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음. 458수의 시조를 지어 역대 최다시조작가로 알려진 조선말기의 시조작가이자 철종의 6촌 형인 이세보는 그의 시조집 풍아16수의 기행시조를 남긴 것이 아주 희귀한 일로 인식될 정도로 시조와 기행문학과는 별개로 여겨져 왔고, 산행시조는 더 심해 가물에 콩 나듯 해왔던 것이 실제였음. 그간 산행 및 승경을 읊은 시조집 5권을 펴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작가로 벌써부터 자리매김해온 저자가 또 다시 한국의 승지 266곳을 탐방하고 시조를 지어 이 책을 발간한 것은 한국시조사에서 평가받을 일임.  단양팔경의 한 곳인 도담삼봉을 맑으료 남한강에 세 송이 붉은 수련/남편 봉 바람났지 앵돌아진 아내 봉/애증은 악마의 장난 포용으로 풀어라와 같이 시조로 형상화한 저자의 역량이 대단하다고 느낀 것은 강 한 가운데 자리한 세 봉우리를 연정의 현장으로 바꿔놓는데 성공했기 때문임.


* 2018. 2.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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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2018. 4. 1  다음 블로그 먼 곳에서 동경독서산책(2018. 1. 1 게재)에서 전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