怨歌行(원가행)
-원망의 노래
반첩여(班婕妤, 女)/전한
新制齊紈素(신제제환소) 새로 잘라낸 제나라 비단은
皎潔如霜雪(교결여상설) 맑고 밝기가 서리와 눈 같네
裁作合歡扇(재작합환선) 마름질하여 합환선을 만드니
團圓似明月(단원사명월) 둥근 모양이 밝은 달과 같네
出入君懷袖(출입군회수) 임의 품속(가슴과 소매)에 들락거리다
動搖微風發(동요미풍발) 흔들어 부치면 부드러운 바람 일으키네
常恐秋節至(상공추절지) 항상 두려운 건 가을철에 이르러
凉風奪炎熱(량풍탈염열) 서늘한 바람이 무더운 더위를 빼앗아 가고
棄捐篋筍中(기연협순중) 상자 속에 버려진다면
恩情中道絶(은정중도절) 은혜로운 정이 중도에 끊기는 것이라네
制: 열裂로 쓴 자료도 있으나 ‘잘라낸다’는 시적詩的 의미는 같다.
作: 위爲로 쓴 자료도 있으나 ‘만든다’는 시적詩的 의미는 같다.
合歡扇: 두면을 서로 끼워 만든 부채를 뜻한다.
風: 표飇로 쓴 자료도 있으나 ‘가을바람’이라는 시적詩的 의미는 같다.
篋: 상자 종류이다.
* 반첩여(기원 전 48~6): 누번樓煩 사람으로, 한성제漢成帝 유오劉驁의 후궁이자, 여류문학가이다. '첩여'는 상경上卿에 해당하는 궁중 여관女官의 이름이다. 처음엔 품계가 11등급인 소사少使로 들어왔다가, 대행大幸을 입어 일약一躍 2등급 품계인 첩여가 되었다. 어질고 우아하여 처음에는 성제의 총애를 독점했지만, 이름 그대로 제비처럼 자태가 가볍고 날씬한데다 노래와 춤에 능한 조비연趙飛燕 자매가 궁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점점 실총失寵하게 된다. 이 시는 그 녀가 장신궁長信宮에 머물며, 한때 황제의 사랑을 받던 일을 회상하면서, 가을이 되어 쓸모없게 된 부채와 자신의 처지가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를 비유하여 쓴 작품이다. 재작합환선裁作合歡扇, 상공추절지常恐秋節至의 두 구句에서, ‘쓸모없는 가을 부채’라는 의미의 ‘추선秋扇’이란 고사성어故事成語가 만들어졌다.
* 이상 시와 자료는 다음카페 수성최씨무숙공파 일반게시판 수돌이(최찬집)에서 인용 수정함.(2019.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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