贈廬山神徐君詩(증려산신서군시)
-여산의 산신 서군에게 부치는 시
오맹(吳猛)/東晉
仰矚列仙館(앙촉렬선관) 우러러 열선관을 눈여겨보고
俯察王神宅(부찰왕신택) 몸을 굽혀 왕신택을 살펴보네
曠載暢幽懷(광재창유회) 긴 세월 그윽한 회포를 펼치며
傾蓋付三益(경개부삼익) 경개를 삼익지우에 부친다네
- 吳猛: 東晉 때의 효자. 매년 여름밤이면 모기떼가 날아들어 사람의 피를 빨았다. 吳猛은 모기떼를 쫓기는커녕 도리어 웃옷을 벗어 모기로 하여금 실컷 피를 빨게 하였다. 모기떼가 부모님을 성가시게 할까봐 자신의 몸을 대신 내준 것이다. 이를 자문포혈(恣蚊飽血)이라 한다. 이 시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얘기가 전한다. 스스로 서(徐)씨라고 밝힌 신(神)이 여산(廬山)을 봉작으로 받았다고 했다. 나중에 吳猛이 廬山을 지나게 되었는데, 산신이 吳猛을 맞이하여 이렇게 말했다. "군왕이 이 산에 머물기를 60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오래 머물렀으나 능력도 없이 높은 지위에 있으니 마땅치 않습니다." 이에 吳猛이 한 수 읊어 선사하니 바로 위의 시다. 서진(西晉) 때 장화(張華)가 저술한 기문ㆍ전설집 ≪박물지(博物志)≫ <조저전(曹著傳)>에 나온다.
- 列仙館: 뭇 신선들의 위패나 초상을 모신 사당.
- 王神宅: 무당이나 민간에서 섬기는 신을 모신 집.
- 曠載: 긴 세월(長年, 多年).
- 傾蓋: 수레를 멈추고 깁 양산(수레 덮개)을 기울여 잠시 이야기 함. 처음 만났지만 서로 뜻이 맞아 옛 동무처럼 친밀감을 느낀다는 뜻. 다정다감하게 담소하다.
- 三益: 사귐에 이로운 세 부류의 벗. 흔히 익자삼우(益者三友)라 한다. 심성이 곧은 벗(職), 믿음직한(성실한) 벗(諒), 견문이 넓은 벗(多聞)이 그것. 益者三友가 있다면 반대로 해로운 벗, 곧 손자삼우(損者三友)도 있다. 편벽한 사람(辟), 줏대 없는 사람(善柔), 말만 번지르르 한 사람(便佞)이다. ≪논어(論語)≫ <계씨편(季氏篇)>에 나온다. 율곡(栗谷) 이이(李珥)는 ≪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 "친구를 가리는 데는 반드시 학문을 좋아하고 착한 일을 좋아하는 사람을 골라서 사귀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또 "성격이 엄하고 곧은 사람을 골라야 한다"(擇友 必取好學好善 方嚴直諒之人)고 조언한다.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무하유지향에서 인용 수정.(2020. 10. 14)
* 명대(明代) 요수(姚綬)의 <三友圖> (紙本, 126×6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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