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歇惺樓(헐성루)/김금원(여, 조선)-명시 감상 904

한상철 2020. 12. 28. 06:07

歇惺樓(헐성루)

 

   김금원/조선

歇惺樓壓洞天心(헐성루압동천심) 헐성루는 동천(선경) 가운데에 눌러 앉고 

纔入山門卽畵林(재입산문즉화림) 잠깐 산문에 드니 그림인양 숲이네

指末千般奇絶處(지말천반기절처) 손가락 끝에 와 닿는 기암절벽에는

芙蓉無數萬峯尖(부용무수만봉첨) 부용꽃이 수 없이  온 봉우리에 피었네  (번역 한상철)

 

* 헐성루; 금강산 정양사에 있는 누각.

* 시조로 개역(改譯)/홍찬선

하늘에 우뚝 솟은 헐성루에 올라서니

산문은 그림 같고 손끝마다 기암절벽

봉우리 그림자 마다 피어나는 부용꽃

 

* 김금원(金錦園, 1817~?); 조선 후기. 원주 출신으로 열네 살 때인 1830년에 남장을 하고 금강산 여행을 다녀왔다. 그의 부모에 대해선 기록이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어린 딸이 금강산 여행을 다녀오도록 허락한 것을 볼 때 상당한 경제력과 자유분방한 사상을 가진 사람으로 추정된다. 여행을 다녀온 이듬해 원주 관아의 기생이 되었다가, 김덕희(金德喜)의 소실이 됐다. 김덕희는 추사 김정희의 육촌으로, 결혼 당시에는 벼슬을 하지 않고 있었다.

* 자료 출처; 홍찬선이 쓰는 한국여성詩史<34>. 열네 살에 남장(男裝)하고 금강산 유람한 김금원의 호동서락기(湖東西洛記)에서(2020. 12. 11 기사 입력). yeowonnews.com 

* 시제 '헐성루'는 원래 없는 것인데, 譯者가 임의로 달았다. (역자 주)

 

관련 자료 1. 여원뉴스에서 인용.(2020. 12. 11)

 

 관련 자료 2. 호동서락기 중 일부. 그녀는 호동서락기를 쓴 뒤에 행적이 바람처럼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