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居(산거)-(四首其三)
-산에 살다
각범혜홍(覺範惠洪/南宋)
讀書不求甚解(독서불구심해) 책을 읽어도 깊이 탐구하지 않고
偶爾會意欣然(우이회의흔연) 우연히 뜻에 맞으니 달갑고야
點筆疾書窗紙(점필질서창지) 점필로 창호지에 재빨리 적고서
倚蒲却看壚烟(의포각간로연) 포단에 기대어 질화로의 연기를 바라보네
- 讀書不求甚解: 책을 읽되 건성으로 대충 읽고 깊이 있게 의미를 파고들지 않음을 말한다. 동진(東晉) 때의 전원시인 도연명(陶淵明)의 산문집 ≪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에서 유래한 말이다.
- 偶爾:우연(偶然).
- 會意: 뜻을 알아챔. 마음에 맞음(適意).
- 點筆: 점자(點字)를 쓸 때 종이에 점을 찍는 붓(도구).
- 疾書: 재빨리 쓰다. 주희(朱熹)는 <장횡거찬(張橫渠贊)>에서 `묘계질서`(妙契疾書)라는 표현을 썼다. 張橫渠가 ≪정몽(正蒙)≫을 지을 때 거처의 곳곳에 붓과 벼루를 놓아두고, 자다가도 생각이 떠오르면 곧장 촛불을 켜고 그것을 적어두곤 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妙契란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깨달음`이다. 妙契가 번쩍 뇌리를 스치면 잊어버리기 전에 재빨리 메모하는 것이 妙契疾書인 것이다.
- 壚烟: 질화로에서 나는 연기.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완이락지에서 인용 수정.(2021. 11. 26)
* 명대(明代) 왕기(王綦)의 <산거독서도(山居讀書圖)> (1567年作, 設色絹本, 143.5×3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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